지난해 한국 증시, 시가총액 증가율 G20 국가 중 2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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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폐장일인 지난달 30일 코스피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 증가율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중국 다음으로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파른 상승세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스피 3000 돌파 여부와 그 시기가 새해 증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 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는 지난해 한국 증시 폐장일인 12월 30일의 주요 86개국 증시의 시가총액을 집계한 결과를 3일 발표했다. 86개국 증시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한 금액(달러화)은 총 102조 9550억 달러다. 이는 2019년 말과 비교해 1년 사이에 18.4% 늘어난 수치다.

2019년 말과 비교 45.6% 증가
중국 다음으로 높은 시총 증가율
외국인 자금, ‘K방역’으로 몰려
코스피 3000 돌파 시기 최대 관심


이 가운데 한국 증시의 시총은 2조 982억 달러(약 3239조 9430억 원)로, 같은 기간 45.6% 증가했다. 한국 증시의 시총 증가율은 86개국 중 6번째로 높다. 특히 G20 국가들 가운데에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율 1위는 슬로베니아(167.6%)였으며 짐바브웨(124.4%), 룩셈부르크(70.0%), 사이프러스(46.1%)가 뒤를 이었다. 4위권에는 증시 규모가 작은 나라들만 포진했다. 5위는 중국으로, 시총이 45.9% 늘었다.

G20 국가의 증시 가운데 미국의 시총이 42조 5203억 달러로, 23.7% 늘었다. 독일(10.5%), 프랑스(9.3%), 일본(8.5%) 등도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영국(-5.8%)의 시총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처럼 한국 증시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유독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이유는 무엇보다도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달러 약세로 외국인 자금이 신흥국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K방역’으로 코로나19 초기 통제가 효율적으로 이뤄졌던 한국은 외국인 자금의 집중 투자 대상이 됐다.

여기에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의 적극적 투자가 더해졌다. 하반기 수출 개선으로 기업 실적도 나아지면서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인 2873.47로 지난해를 마감했다. 이제 증권가의 시선은 눈높이를 높여 ‘코스피 3000’으로 향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대체적으로 ‘코스피 3000 돌파’를 기정사실화 하며, 이를 시기의 문제로 보는 분위기다. 심지어 1~2월 사이에 300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세계경제 회복과 수출 증대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를 한층 더 밀어올릴 것이라는 해석이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넘어 3100선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증권사의 올해 코스피 예상밴드는 3100~2620 사이다. 새해 첫 달에 코스피 밴드는 2740~2940으로 전망했다. KB증권은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2750에서 3200으로, 상단을 2950에서 33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도 기존 2100~2700이었던 코스피 목표치를 최근 3150~3200으로 올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증시 ‘불장’이 1년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상반기까지는 강세를 보인 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코로나19의 장기화 가능성이다. 지난해는 물론 올 상반기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는 장세인만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증시에 미칠 타격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또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시화될 경우 미국의 저금리 정책에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도 증시를 발목 잡는 요인이다. 이미 ‘빚투(빚내서 투자)’로 가계부채가 누적된 상황에서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의 변화는 증시를 끌어내리는 트리거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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