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 전기화상 땐 물로 열 식힌 후 그을린 옷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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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하나병원

전기화상은 화상센터 전체 입원 환자 중 5% 정도로 비중이 적다. 그러나 화상으로 인한 절단수술의 주원인이 된다. 또한 피부를 포함해 근육, 뼈까지 손상시킬 수 있는 가장 파괴적인 화상이기도 하다.

전기화상은 다른 유형의 화상에서 볼 수 없는 급성 또는 만성적인 임상증상들을 보인다. 입원기간, 수술 빈도, 장애 정도, 사망률 등에서 예상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나타낸다. 따라서 화상병원을 통한 전문적인 진료와 지식이 필요하다.

전기화상은 1000볼트 이하의 저전압 화상과 그 이상의 고전압 화상으로 나뉜다. 저전압 화상은 손상 부위 바로 주변에 국한된다. 반면 고전압 화상의 경우 전류가 신체를 흐를 때 조직의 저항이 큰 부위일 수록 열이 많이 발생해 힘줄이나 지방조직, 뼈에 큰 손상이 가해진다. 열뿐 아니라 전기로 인한 조직단백질의 분해로 조직이 손상되기도 한다.

다른 화상과 마찬가지로 전기화상의 응급치료는 열원(전기원)을 차단하고 나서 많은 양의 물로 열을 먼저 식힌다. 고압전기 화상일 때는 입고 있던 옷도 연소되므로 옷이 피부에 붙어 있지 않다면 그을린 옷도 제거해 줘야 한다. 이후 적절한 체온을 유지해 주고, 사지가 움직일 수 있는지 여부를 체크해 뇌나 신경손상, 의식 수준을 확인한다.

정철수 하나병원장은 “전기화상의 급성기 치료과정에선 세 가지 진단이 요구된다”며 “심전도 관찰과 구획증후군 해소를 위한 응급감압술 시행 유무, 수액소생술의 조치 여부다”고 말했다.

심전도 모니터링은 저전압·고전압 손상 환자 모두에게 필요하며, 심방세동이 흔한 증상이다. 체내 근육 손상으로 마이오글로빈과 헤모글로빈 색소가 보이면 신부전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수액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전기화상과 함께 외상성 뇌손상, 추락손상, 전기충격으로 인한 둔상, 강직성 근육수축으로 인한 압박 골절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사지가 고압전기 화상을 당할 경우 구획증후군이 올 수도 있다. 구획증후군은 순간적으로 근육이 부어서 혈관과 신경이 막히는 질환으로, 사지절단의 주원인이 된다. 특히 손목 부위에 심한 손상이 오는데 신속한 상지 감압술을 통해 손목터널(Carpal tunnel)을 개방시켜야 한다.

저전압 손상은 보통 접촉부위에 국한되지만, 장시간 접촉하게 되면 고전압 화상에서 볼 수 있는 심부조직 손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치명적이지 않지만, 늦게 나타나면서 오래가는 후유증이 발생하곤 한다. 감각이상, 통증, 두통, 불안감,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집중력 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철수 원장은 “가정에서 전기기구에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콘센트를 설치하거나 콘센트 입구를 막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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