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꿈도 꾸지 마세요” 위조 방지 끝판왕 기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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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방지 첨가제로 쓰이는 고분자 입자(위)에 고해상도 명화를 프린팅한 모습. UNIST 제공

복제 불가능한 수준의 위조방지시스템을 만드는 원천 기술이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이지석 교수 연구팀은 미세 ‘공액 고분자(반도체처럼 전도성이 있는 고분자)’ 입자 내부에 위조 식별 정보를 다중적으로 숨겨 놓는 새로운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미세 입자에 3차원 홀로그램과 구조색, 형광 특성 등의 보안 정보를 다양한 형태와 조합으로 구현해 위조를 막는 기술이다. 이지석 교수는 “이 기술을 활용해 머리카락 굵기의 입자 내부에 명화가 고해상도로 프린팅된 위조방지 그래픽스티커와 태건트(식별정보가 포함된 위조방지첨가제)를 대량 제조할 수 있다”며 “보안 산업 분야에서 혁신적인 원천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UNIST 이지석 교수팀 개발
머리카락 굵기에 명화 프린팅
홀로그램 등 보안정보 구현 다양

연구팀이 개발한 공액 고분자 입자는 보는 방향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특성(구조색)이 있다. 이 입자를 물에 담그면 구조색이 사라지면서 입자 내부에 저장한 3차원 홀로그램(입체 문양)이 나타난다. 또 입자에 빛을 비추면 3차원 홀로그램 형광 패턴이 생긴다. 5만 원 지폐에는 은선, 숨겨진 그림 등 독립된 위조방지장치가 숨어 있는데, 공액 고분자 입자로 여러 위조방지장치를 하나의 글자에 집약시킬 수 있다.

이 기술은 격자무늬, 빗살무늬와 같은 ‘마스크 필터’ 사이로 빛을 통과하게(masking) 해 광경화 공액 고분자에 가해지는 빛의 양을 군데군데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빛의 양에 따라 고분자 굳기와 굴절률 등이 3차원적으로 달라져 구조색과 홀로그램 문양이 나타난다. 연구진은 이를 응용해 머리카락 굵기 입자 내부에 고해상도 명화를 프린팅했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시중에 파는 확대경만으로 쉽게 명화를 볼 수 있다. 또 태건트 역할을 하는 미세입자를 대량 제조하는 데도 성공했다. 격자당 발현하는 색상 조합을 다르게 할 경우 미세입자 개당 약 40억 개 이상의 암호 코드를 만들 수 있다. 이 교수는 “공액 고분자 매질에 ‘풀 패러랙스(full-parallax)’ 특성을 지닌 3차원 홀로그램을 구현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재료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즈에 4일 자로 공개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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