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전문가들 “바이든 취임 앞두고 전략적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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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현지시각)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케미호를 억류한 배경에 대해 아랍 전문가들은 오는 20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과의 외교 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조치로 본다. 이란이 바이든 행정부와의 새로운 정책 수립 때 우위를 점하기 위한 도발이라는 것이다.

부산외대 하병주 아랍지역학과 교수는 “이란이 이유로 내세운 환경 오염은 명분일 뿐”이라며 “미국과 새로운 관계 설정에 있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인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동맹인 한국의 선박을 징검다리 삼아 미국과 대화 통로를 만들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그는 “트럼프 주도로 이스라엘과 UAE, 바레인이 지난해 9월 관계 정상화를 이룬 상황에서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 완화를 요구함과 동시에 중동에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란 정부와의 관계 설정을 하기 위해 계획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 교수는 “국가 군대인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을 적대적으로 여길 대내외적 여건은 없을 것이다”며 “이란 혁명수비대가 늘 긴장관계에 있는 이란 정부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구상한 행동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란이 국내 은행에 동결된 원유 수출 대금을 고려한 조치라는 측면도 있다. 한영산 이란경제협력협회 회장은 “이란으로서는 국내 은행에 이란 원유 수출 대금이 동결된 데다 미국과의 외교적 마찰까지 겹쳐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한수·곽진석 기자 han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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