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 ‘타다’ ‘토마토’… 가맹 택시, 부산서 플랫폼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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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부산에서는 가맹 택시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카카오T’나 ‘타다’ 등을 써 붙인 택시들이 부산 도심에서도 심심찮게 목격되는데 이들이 바로 가맹 택시들이다. 택시 이용자들은 배달앱처럼 이용하면 된다. 배달앱에서 음식을 주문하듯 호출 앱으로 택시를 호출해 서비스를 받은 후 앱에 등록한 카드나 현금으로 결제하는 식이다.

자동 배차 방식, 요금 자동 결제 등
지역형 서비스 개발·차별화에 혼신
미국 기업 ‘우버’도 한국 상륙 준비

이런 편리함 이면으로는 가맹 택시 사업자 간, 혹은 택시업체끼리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가맹 택시는 플랫폼 기업이 택시 회사와 제휴해 서비스하는 택시를 말하는데 일종의 프랜차이즈 개념이다. 플랫폼 기업이 가맹 본사, 택시 회사가 가맹점이 되는 식. 플랫폼 기업으로서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맹점인 택시 회사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하고, 이용자 선택을 위해 택시 서비스 품질까지 높여야 한다.

5일 부산시와 택시업계 등에 따르면 부산에서 운영 중인 가맹 택시 플랫폼으로는 흔히 ‘카카오택시’라고 부르는 ‘카카오T블루’와 쏘카의 자회사(VCNC)가 운영하는 ‘타다 라이트’, 향토 기업 리라소프트의 ‘토마토 택시’ 등이 있다.

지난해 8월부터 부산·경남 지역 카카오T블루 가맹 사업에 나선 BTX모빌리티는 현재 부산 법인 택시 50개사를 가맹점 사업자로 확보했다.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과 손을 잡은 덕분이다. 카카오T블루 가맹 택시는 초기에 200대가량이었으나 현재 800대 수준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타다 라이트도 지난달부터 부산에서 서비스에 나서며 경쟁에 가세했다. 중형택시 기반 가맹 택시 서비스인 타다 라이트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200여 대의 택시 면허를 확보했으며 추가 운행 차량 확보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말에는 부산시 1호 가맹 면허를 받은 향토기업 (주)리라소프트의 토마토 택시도 출범했다. 토마토 택시는 별도 스마트 미터기를 부착, 유료도로 이용 시 자동으로 요금이 정산되도록 하는 등 부산형 서비스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SK텔레콤과 손잡은 글로벌 기업 ‘우버’ 역시 국내 가맹 택시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 머지 않아 부산에 상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플랫폼 기업들과 손잡은 지역 택시 업계도 경쟁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가맹 택시 사업을 위해 택시 사업자로부터 면허를 확보하도록 하는 등 정부 정책 지원 속에서 가맹 택시 사업을 새로운 기회로 보는 시각이 많다.

플랫폼 기업들 주도로 택시 서비스 향상도 기대된다. 카카오T블루의 경우 운행 차량에 대해 자동 배차, 콜 거절 관리 등을 통해 서비스 품질 향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콜 서비스는 승객이 호출한 후 기사가 수락해야 콜을 받는 구조이다 보니 근거리 배차가 쉽지 않은 등 문제들이 노출됐다. 그러나 가맹 택시가 되면 기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 시스템이 도입되고 평점 관리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가맹 기사 신청이 가능해지는 등 서비스 개선 효과가 있다.

젊은 세대나 은퇴자 등 가맹 택시 기사를 희망하는 이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이 자체 기사 교육 시스템을 갖췄고 업체에 따라 배차 후 내비게이션을 따라 운행하면 되는 등 미경험자들이 쉽게 접근 가능하다는 점 등에서 강점을 지녔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 달 남짓 카카오T블루에 가입해 실제 운행한 경험이 있는 20대 택시 기사는 “일반 택시는 승객을 찾아 다니느라 배회해야 하고 사고 위험도 있는데 가맹 택시는 자동 배차 방식이라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플랫폼 기업들이 주도하는 가맹 택시 사업이 지역 택시 업계 종속, 지역 경제 역외 유출 등 문제점도 노출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사업 초창기이다 보니 플랫폼 기업들이 지역 택시 업계에 대한 수수료 수준이 높지 않지만 추후 이를 높여갈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카카오T블루 부산경남 사업자인 BTX모빌리티 관계자는 “승차 거부, 불친절 등 택시 업계 고질적인 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있으며 빅데이터 등 IT 기술을 기반으로 운영 시스템 등이 개선되면 택시 회사나 기사들의 이익이 극대화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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