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진정한 국제도시 되려면 명예영사 100개국 이상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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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구 부산영사단장

“부산이 진정한 국제도시로 거듭나려면 명예영사들이 100개국 이상으로 늘어나야 합니다.”

발족 30년 전통의 ‘부산영사단’을 8년째 이끌고 있는 강의구(76) 부산영사단장은 한국과 임명국의 가교 역할을 하는 명예영사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부산영사단은 1991년 권병현 전 주중대사 주도로 미·일 영사와 8개국 명예영사가 매달 모여 교류한 것이 모임의 시작이었다. 이후 꾸준히 늘어 6일 현재 5개국 영사와 38개국 명예영사 40명이 단원으로 참여하며 덩치가 커졌다. 부산영사단 창립멤버이기도 한 강 단장은 1992년부터 포르투칼 명예영사를 맡아왔으며, 이에 앞서 파나마와 온두라스 명예영사를 역임했다. 임명국의 발전에 힘쓰는 한편 부산과의 교류도 적극 추진해 온 부산영사단의 ‘살아있는 역사’인 셈이다.

영사단 발족 30주년 첫 사무실 개소
창립멤버로 포르투갈 명예영사 활동
다양한 분야·세대에서 영사 배출되길

명예영사는 민간인 신분으로 양국 간 외교 업무를 담당하는 준외교관에 해당된다. 한국과 임명국의 교류에도 앞장서는 만큼 업무의 무게는 막중하다. 부산이 세계적인 국제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도시 외교가 보다 활발해져야 한다는 강 단장은 “보다 다양한 분야와 세대에서 명예영사들이 많이 배출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올해 부산영사단에 경사가 생겼다. 처음으로 별도 사무실이 생긴 것이다. 강 단장이 단장에 취임한 후 8년간 고민했던 숙제가 바로 부산영사단만의 사무실이었다. 세계 각국 대사들이 부산영사단을 방문할 때마다 회의 장소를 물색하는 것은 일이었다.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서 영사단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영사들 간 소통을 활발히 할 수 있는 공간은 더욱 절실해졌다. 단원들이 갹출한 회비는 각종 대외행사를 치르는 데 대부분 쓰이다 보니 사무실 마련은 쉽지 않은 과제였다.

하지만 부산영사단 사무총장을 맡은 김의국 코트디부아르 명예영사가 지난해 코트디부아르 명예영사관 건물 6층 임대료를 흔쾌히 부담하면서 사무실 마련의 물꼬가 트였다. 사무실 내부는 강 단장이 사비를 들여 단장했다.

4일 사무실 개소를 한 뒤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개소식은 따로 열지 않았다. 강 단장은 “화려한 개소식은 없지만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활동을 펼칠 구심점으로 사무실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단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명예영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부산시에서 추진 중인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의 경우 38개국 명예영사들이 참여한다면 최소 38개국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강 단장은 “40명에 이르는 명예영사들과 각계각층이 적극적으로 협업할 수 있다면 부산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보다 빨리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사진=강원태 기자 w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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