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텃밭’ 조지아서 20년 만에 ‘민주당 상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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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치러진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 결과 민주당 라파엘 워녹 후보가 현역인 공화당 켈리 뢰플러 상원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그는 조지아주에서 배출되는 첫 흑인 상원의원이 된다. 애틀란타에서 유세 중인 워녹 후보. AFP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상원 다수당을 결정짓는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 결과 민주당이 1곳에서 승리를 확정 지었다. 공화당 텃밭으로 여겨지는 조지아주에서 민주당 후보가 상원의원에 선출된 것은 20년 만이다. 또다른 한 곳 역시 민주당 후보가 우위를 점하면서 민주당이 상원 2석 모두를 싹쓸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는 20일 출범을 앞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초반 정책 수행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6일 CNN방송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현재 98% 개표율 기준으로 민주당 라파엘 워녹 후보(50.6%)가 현역인 공화당 켈리 뢰플러 상원의원(49.4%)을 누르고 승리했다.

작년 과반 득표 후보 없어 결선
민주당 아프리카계 워녹 승리
나머지 한 곳서도 우세 예측
2곳 모두 석권 땐 상·하원 장악
美 바이든 초반 정책 ‘탄력’ 전망

워녹 후보는 침례교 목사로 대표적인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주니어가 설교하기도 했던 애틀랜타교회를 15년간 이끌어 왔다. 그는 조지아주에서 배출되는 첫 흑인 상원의원이라는 기록을 갖게 됐다. 미 언론은 그가 역사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워녹 후보는 ‘고마워 조지아’라고 쓰인 플래카드 앞에서 승리 연설을 하기도 했다.

민주당 존 오소프 후보의 경우 개표 98% 기준으로 50.1%의 득표율을 기록, 현역인 공화당 데이비드 퍼듀 상원의원(49.9%)을 앞지른 상태다. 아직 당선을 확정짓지는 못했다.

조지아주는 지난해 11·3 대선 때 상원의원 선거를 함께 진행했지만 현역 의원 2명 모두 당선에 필요한 과반 득표에 실패해 결국 이날 결선투표를 치렀다.

개표 초기 한때 민주당 후보들이 70~80%의 압도적 득표율로 기록했지만 오후 9시를 넘기면서 공화당 후보들이 앞서기 시작했다. 이후 50% 전후 득표율을 오가며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접전이 이어졌다. 특히 오소프 후보와 퍼듀 상원의원은 엎치락뒤치락하며 우위가 수시로 바뀌었다.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사전 현장투표가 초반에 개표되다가 공화당이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는 투표 당일 현장투표 개표가 이뤄진 결과라는 분석이 더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자정을 넘어가면서 전세는 다시 역전됐고 민주당 후보들이 현역 의원들을 앞질렀다.

이처럼 양당 후보가 박빙 승부를 벌인 만큼 최종 승자를 가려낼 때까지 며칠이 걸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3 대선 때 조지아주는 1차 개표 완료까지 열흘 정도 소요됐다. 또 0.3%P인 1만 4000표 가량의 박빙 승부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자 두 차례 재검표까지 한 바 있다.

이번 결선투표는 오는 20일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 상원 다수당을 결정짓는 중요한 투표로 큰 관심을 모았다. 결선투표 승리를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투표 전날 동반 지원유세에 나서는 등 양당은 총력전을 펼쳤다.

현재 상원 50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은 1석이라도 이기면 상원을 장악할 수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견제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이 2석 모두를 가져올 경우에는 50대 50으로 동률인 상황에서 민주당 소속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연직 상원 의장으로 캐스팅보트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민주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장악하게 되면 오바마케어 확대, 코로나19 지원금 인상 등 바이든 당선인이 추진하는 주요 정책이 임기 초반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조지아주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28년 만에 승리를 거둔 만큼 공화당 텃밭으로 여겨지는 조지아주에서 민주당 후보가 상원의원 2석 모두를 차지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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