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km 떠내려와 구조된 ‘구례 암소’ 새해 희망 닮은 암송아지 낳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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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폭우 때 경남 남해군 난초섬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전남 구례군 암소가 건강한 송아지를 낳았다. 남해군 제공

“감사합니다, 남해군 여러분이 구조해 준 우리 암소가 송아지를 낳았어요~.”

신축년(辛丑年) 소해를 맞아 경남 남해군에 반가운 소식 하나가 날아들었다.

지난해 8월 폭우 당시 전남 구례군에서 불어난 섬진강물을 따라 남해안 바다에 있는 경남 남해군 고현면 갈화리 난초섬까지 떠내려와 극적으로 구조된 암소가 건강을 되찾은 뒤 지난 5일 송아지를 낳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8월 초 폭우로 섬진강이 범람했을 때 구례의 한 농가에서 키우던 암소 한 마리가 급류에 휩쓸려 남해 앞바다까지 떠내려 왔다. 무려 55km에 이르는 거리였다. 거센 섬진강물과 남해바다 파도에도 장시간 헤엄을 쳐 살아남은 이 구례 암소는 남해군 고현면 갈화리에 있는 무인도 난초섬에서 4일간이나 버텼다. 구조 후 검사로 파악된 사실이지만 이 암소는 이미 임신 4개월이었다. 생명을 잉태한 모성이 그 그 험난했던 시간을 버티게 해 준 힘이었던 것 같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해 8월 폭우, 섬진강 범람
남해 난초섬서 탈진한 채 발견
구례·남해 군민 “기쁜 일” 축하

8월 11일, 난초섬에 한우 한 마리가 돌아다닌다는 신고를 접한 남해군과 남해축협, 갈화 어촌계원들은 섬에 들어가 탈진상태이던 이 암소를 극적으로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 소식은 당시에도 전국적 이목을 끌었다.

남해군 등은 지역 공수의사를 동원, 이 암소에 대해 오염성 폐렴 증상 유무를 검사하는 한편, 영양제를 주입하고 스트레스를 방지하는 치료를 했다. 임신을 확인한 뒤 구조와 치료는 더 섬세하고 신속했다.

남해군 등은 소귀에 부착돼 있는 한우 식별 번호표를 통해 구조 이튿날인 12일 구례의 소 주인에게 무사히 인계했다.

그런데 올해 소해를 맞은 지난 5일, 이 암소 주인 이오임 씨가 소가 건강한 송아지를 낳았다는 반가운 소식을 남해군 농축산과에 전했다. 이 씨는 신축년 소해를 맞아 ‘건강한 암송아지 출산’ 소식을 누구보다 기뻐하며 이를 남해군에 알려온 것이다. 그동안 소 주인 이 씨는 주기적으로 남해군 농축산과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소의 안부를 전해 오기도 했다고 남해군 관계자는 전했다.

남해군 농축산과 관계자는 “많은 분의 노력으로 구조했던 기억이 떠올라 큰 보람을 느낀다”며 “소해를 맞아 소중한 암송아지가 태어난 만큼 우리 남해군과 전남 구례군에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선규 기자 sunq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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