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진동·소음’ 영도대교, 일주일에 한 번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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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와 영도구를 잇는 영도대교가 들어올려지는 모습. 부산일보DB

속보=부산 대표 볼거리로 꼽히는 영도대교 도개 행사가 올해부터 매일이 아닌 일주일에 한 번만 열린다. 다리를 들어 올릴 때 국제 기준의 7배가 넘는 진동이 생겨 안전성이 우려된다는 지적(부산일보 2019년 10월 8일 자 1면 등 보도)에 따른 것이다. 부산시는 기온 변화로 인한 부품 열팽창이 진동 원인인 것으로 보고, 폭염이나 한파 상황에서 도개를 멈추도록 세부적인 기준도 마련했다.

국제기준보다 7배 넘어 논란
매일 도개하다 코로나로 중단
안전 위협·수명 단축 가능성
부산시,횟수 감축 세부안 마련

부산시는 “올해부터 영도대교는 매주 토요일, 한 주에 1회만 도개 행사를 진행한다”고 6일 밝혔다. 2013년에 재개통한 영도대교는 매일 오후 2시부터 15분간 들렸지만 이 횟수가 7년 만에 크게 줄어든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해 2월 25일부터 도개 행사는 일시 중단된 상태라 곧장 행사가 재개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시는 2019년 8월 정밀 진동분석을 통해 영도대교가 도개할 때 심각한 수준의 진동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리의 회전축 역할을 하는 부품 베어링에서 다리를 들어 올릴 때 10.04mm/s, 내릴 때 10.57mm/s의 진동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국제 베어링 진동 기준(ISO)의 기준치인 1.4mm/s(A등급)을 7배 초과하는 수치다.

이에 시는 지난해 2월부터 이달까지 영도대교 도개 시설 안전성을 검토하기 위해 1억 3000만 원 예산을 들여 관련 용역을 시작했다. 조사 결과, 영도대교 도개를 매일 할 경우 주요 부품인 베어링의 남은 수명은 25년에 불과했다. 주요 부품을 교체할 시기가 되면 과도한 비용과 극심한 교통 정체가 예상돼 사실상 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부산시의 판단이다.

더불어 세부적인 도개 중단 기준도 마련됐다. 기존에는 강풍과 폭우 등 기상 악화 상황에서만 도개 행사를 중단했다. 하지만 영도대교 소음·진동 원인이 부품 열팽창 때문이라는 분석에 따라 ‘온도’가 중단 기준으로 추가됐다. 영도대교를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은 30도가 넘어서거나 영하 5도 아래에서는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방역 수칙과 연계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1.5단계 이상일 때도 도개를 중단하기로 했다.

부산시 도로계획과 이구호 주무관은 “영도대교의 핵심 부품이 손상되지 않도록 도개 횟수를 줄이고, 폭염이나 한파 등 특정 상황에서는 행사를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이로 인해 주요 부품 수명이 크게 늘어나 시민들이 더욱 안심하고 영도대교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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