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대학 수시 등록률 ‘브레이크 없는 내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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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부산 지역의 4년제 대학 수시 등록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저출생, 학령인구 감소의 충격이 다시 확인된 것이다.

지난해에 견줘 등록률 90% 이상을 기록한 지역 대학 수는 반토막 났다. 일부 대학은 등록률을 언론에 아예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평균 80%로 작년보다 7.4%P↓
90% 이상 대학도 3곳 ‘반토막’
동명대는 아예 공개조차 안 해
저출산 기조 학령인구 계속 감소
‘벚꽃 피는 순서대로 폐교’ 현실화


부산 지역 4년제 14개 대학이 5일 2021학년도 수시 등록을 마감한 결과 평균 등록률이 80.4%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15개 대학 평균 등록률 87.8%보다 7.4%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등록률을 비공개한 대학까지 고려하면 평균 등록률 80% 선이 무너졌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미충원 인원 수는 4477명으로 지난해 15개 대학 3009명보다 1468명이나 늘었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부산대가 86.9%, 부경대 90.2%, 동아대는 88.5%의 등록률을 기록했다. 수시 등록률이 가장 높은 대학은 경성대(94.9%), 가장 저조한 대학은 신라대(64.3%)였다.

지난해에는 수시 등록률 90% 이상인 대학이 모두 6곳이었으나, 올해는 절반인 3곳에 그쳤다. 반면 전년도 대비 등록률이 10%P 이상 하락한 대학은 지난해보다 배로 증가해 무려 6개 대학(부산외대, 신라대, 인제대, 동서대, 부산가톨릭대, 고신대)이나 된다. 특히 동명대의 경우 올해 수시 등록률을 아예 비공개로 부칠 정도로 심각하다. 동명대 관계자는 “학교 입학팀과 논의해 2021학년도 수시 등록률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올해 등록 상황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지역 대학의 관계자는 “대학들이 학생을 붙잡기 위해 온갖 혜택을 주고 있지만 급격하게 떨어지는 수시 등록률을 막을 수 있는 브레이크는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해를 거듭할수록 지역 대학의 수시 등록률 하락 정도가 심각해지고 있다. 2018학년도 평균 등록률은 89.3%, 2019학년도 91.4%였지만, 지난해에는 87.8%로 3.6%P 하락해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는 7.4%P나 더 떨어지면서 지역 대학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부산의 저출생 기조가 이어져 학령인구가 계속 감소하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예언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지역 대학이 먼저 겪을 충격을 빗댄 것이다. 부산의 학령인구는 2020년 30만 9000명으로 2010년 46만 7000명보다 무려 33.8%나 줄었다. 2017년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24년 이후부터는 부산의 학령인구가 20만 명대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17년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33년에는 고교생이 6만 명대로 줄어든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 대학이 지역 대학을 살리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시교육청 권혁제 중등교육과장은 “올해 부산에서 수능을 본 고3·재수생 다 합쳐도 2만 7000명인데 부산 지역 4년제 대학 모집정원만 3만 명이 넘고, 8개 전문대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다”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수도권 과밀화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지역 대학도 백화점식 학과 운영에서 벗어나 4차산업혁명에 맞는 학과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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