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러웠던 일감 절벽 드디어 벗어나나”… 중소 기자재업계 화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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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빅3’ 조선소들의 연이은 수주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산 지역 조선기자재 업계에도 모처럼 화색이 돌고 있다. 일단 내년까지, 많게는 후년까지의 물량을 확보하면서 더 이상 ‘일감 부족’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을 내비치는가 하면 일부 업체는 생산시설 증설 채비도 하고 있다.

“후년까지 물량 확보” 안도감
일부 업체 생산시설 증설 준비
“완전 회복 시간 걸려, 지원 필요”

조선기자재업체 (주)엔케이 관계자는 6일 “그동안 3~4년 정도 조선업이 침체돼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분류되는 LNG선 시장이 올해부터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선기자재 업체에도 수주가 많아져 가시적인 성과가 빠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감으로 치면 물량이 올해는 지난해 대비 10~20%가량, 내년은 30~50% 정도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보공업(주) 관계자는 “대형 조선소가 수주를 하고 나면 가장 먼저 발주를 시작하는 부분이 엔진, 보일러, 히터, 펌프 같은 장비들이고 저희 같은 유닛 업체로 발주가 넘어오는 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려 당장 체감하는 생산 증대는 없다”면서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물량이 시작되는 것들이 많고, 후년까지도 물량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꾸준히 LNG선 관련 기술 개발로 수주에 대비해 온 (주)동화엔텍 역시 반기고 있다. 동화엔텍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LNG선, 친환경 선박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등 준비를 해 온 결과가 지금 결실을 맺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LNG선 보랭제를 주력으로 하는 동성화인텍의 경우 기존 수주 물량에 더해 향후 LNG 추진선 물량 증가에 대비해 생산시설 증설 채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오랜 침체 뒤의 수주이다 보니 경쟁 심화로 단가가 떨어져 있고, 그에 따라 매출액이 예전만큼 올라가지 못한다는 한계는 있다. (주)엔케이 관계자는 “일감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는 분명 큰 도움이 되지만 경쟁이 심화돼 있어 이익은 예전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 “또 설계도면을 시작으로 올해 엔지니어링 파트에서 투자는 먼저 이뤄지지만 매출 인식은 내년이나 후년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그 사이 고정비를 감당할 수 있는 지원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최금식 이사장은 “내년부터는 조선업이 불황터널을 벗어나 상승곡선에 들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상반기까지의 수주가 워낙 적어 올해까지가 ‘보릿고개’일 수 있다”면서 “이 시기를 견뎌 낼 수 있도록 대출상환 만기 연장 등 금융 지원을 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 입장에서는 LNG선 대량 수주 이후를 내다보며 추가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 동화엔텍 관계자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매년 더 좁혀지고 있고, 친환경 선박의 트렌드도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어 마냥 들떠 있을 수만은 없다”면서 “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한·이현정 기자 yourf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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