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독주 속 여권 후보군 ‘출마 골든타임’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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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4·7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간 ‘정중동’ 행보를 이어오던 여권 주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이 범여권 후보군 중 가장 먼저 깃발을 들고 나서면서 경쟁 후보들도 출마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후보군 가운데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김 전 총장은 다음 주 중 부산시장 보선 출마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든다. 김 전 총장은 지난 5일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다음 주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인데 어떤 방식으로 할지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부산시장 보선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생각하면 우리가 선제적으로 선거에 나설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며 “하지만 아직 3개월이 남았고, 승산이 없는 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영춘, 다음 주 중 출마 선언
현직 프리미엄 누리는 변성완
“내달 3일까지 권한대행 사퇴”

최지은, 현안 토론회로 예열
박인영, 조만간 입장정리 할 듯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김 전 총장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도 최근 출마 결심을 굳히고, 부시장직 사퇴 시기를 고심하고 있다. 변 대행으로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엄중한 상황에서 선거 출마를 위해 박성훈 경제부시장에 이어 부시장직을 비웠다가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게 고민이다. 김 전 총장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며 최대한 사퇴 시기를 늦추는 게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도 있다. 민주당이 지난해 말 당헌·당규를 개정해 후보가 되기 위한 당원 자격 요건을 사실상 없앤 것도 변 대행의 운신 폭을 넓혀 주고 있다. 기존에는 당원권을 행사하기 6개월 전 입당해 일정 기간 이상 당비를 낸 권리당원에만 공직선거 후보 자격을 부여했지만, 이번 재·보선의 경우 입당해서 당비를 내면 바로 후보 자격이 생기도록 변경돼 변 대행으로서도 출마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출마 시기를 무작정 늦추다가는 ‘김영춘 1강 구도’가 돌이킬 수 없게 굳어질 수 있다. 변 대행 측은 “일단은 코로나19 확산세를 진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며 “하지만 (사퇴 시기를)언제까지나 늦출 수는 없는 만큼 설 전인 다음 달 3일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후보군인 최지은 중앙당 국제대변인도 등판을 위해 예열 중이다. 부산시당 가덕신공항유치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 대변인은 최근 신공항,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한 부산 현안 관련 연속 토론회를 주최하는 등 지역에서의 보폭을 넓히며 여론 지형을 살피는 모습이다.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도 조만간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일각에서는 경선 흥행을 위해 여성 후보들만 따로 예비경선을 치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도 강력한 출마 의지를 내비치며 경선 합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장 경선은 룰과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늦어도 선거 한 달 전인 3월 초까지는 최종 후보가 결정될 전망이다. 민주당으로서는 2월 가덕신공항 특별법 통과와 함께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고 백신 공급이 시작되면 여론이 반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경선을 위한 후보 라인업 구성이 늦어질 경우 선거의 주요 이슈를 국민의힘에 선점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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