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기근 롯데, 올 시즌도 믿을 좌완이 없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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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진욱, 김유영, 정태승 선수. 부산일보DB 왼쪽부터 김진욱, 김유영, 정태승 선수. 부산일보DB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도 심각한 좌완 기근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좌완 베테랑 장원삼과 고효준을 방출했지만, 이렇다 할 외부 수혈이 없다. 특급 고졸 신인 김진욱도 데뷔 시즌부터 중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어린 선수 보호를 중요시하고 검증된 주전 위주로 기용하는 허문회 감독의 스타일 때문이다.

지난 시즌에 롯데에는 믿을만한 좌완 투수가 전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장원삼과 고효준 두 선수 모두 기대 이하의 활약에 그친 끝에 팀을 떠났다.

장원삼은 선발 4경기를 포함해 13경기에 등판해 한 번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2패를 안은 장원삼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8.38을 기록했다. 구단과 기싸움 끝에 FA(자유계약선수)로 1년 계약한 고효준도 24경기에 구원 등판해 1승에 평균자책점 5.74를 기록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며 기대를 모았던 정태승과 2014년 1순위 지명됐던 김유영, 한승혁도 왼손 마운드를 책임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들은 1군보다 퓨처스(2군)에서 뛴 시간이 훨씬 길었다.

정태승은 퓨처스에서 35경기 32이닝 1패7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1.69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지만 허문회 감독은 좀처럼 그를 1군 마운드에 세우지 않았다. 한승혁 역시 퓨처스 30경기에서 28⅓이닝을 던져 1패7홀드 평균자책점 3.81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지만 1군에서는 겨우 7이닝을 던지고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김유영은 퓨처스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31경기에서 32⅔이닝 2승1패6홀드, 평균자책점 4.13이라는 그저 그런 성적을 올렸다. 1군에서는 7⅔이닝만 던져 4점대 후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롯데 팬들은 고교 최상위권 왼손 투수로 꼽히던 신인 김진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제구 능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좋아 미래의 선발 후보로 분류되고 있다. 김진욱 스스로도 “내 강점은 제구다. 특히 슬라이더가 자신있다”고 말한다. 롯데 구단은 김진욱에 계약금 3억 7000만 원을 쥐어주며 기대감을 보였다. 만약 김진욱이 성공적으로 프로 무대에 선발로 적응하면 롯데는 두산으로 떠난 장원준 이후 6년 만에 왼손 선발 투수를 갖게 된다.

그러나, 김진욱의 직구 평균 구속이 145㎞에 못 미쳐 프로 무대에서 그의 구위가 통할지 미지수다. 특히, 허문회 감독은 신인 선수 보호를 중요시 해 어지간히 임택트를 주지 못한다면 시즌 초반 1군 마운드에 오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 2년 차인 선발투수 서준원도 투구수 관리를 받았고 시즌 후반에는 불펜으로 돌려 이닝까지 제한했다. 직구 구속이 150km에 육박하는 구위를 자랑하던 최준용도 7월 중순에야 1군으로 콜업 돼 29⅔이닝만 던졌다.

이런 사정으로 올 시즌도 롯데는 선발 불펜을 막론하고 믿을만한 좌완 투수 없이 시즌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댄 스트레일리, 앤더슨 프랑코, 박세웅, 서준원, 노경은 등 선발 자원은 물론 구승민, 박진형, 김원중 등 필승조 불펜도 모조리 우완 일색이다.

롯데는 현재까지 확보한 좌완 투수 중에서 새 시즌 해답을 찾아야 하는 형국이다. 내부 경쟁을 통해 기존 좌완들이 성장을 바랄 수밖에 없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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