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울경 부활, 융합 혁신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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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민 부산 산학관 융합 포럼 이사장


지난해 세계 경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다행히 2021년 새해에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 악몽에서 벗어나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회복세 전망에도 불구하고 부울경의 경제 사정은 녹록지 않다. 사실 부울경 경제는 이미 2018년에 전국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낮은 경제성장률(경남 0.4%, 부산 1.4%, 울산 0.0%)을 기록하였고, 또 코로나 사태로 더욱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부울경의 자동차, 조선의 부품 소재 특화 산업도 지난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자동차의 내수 증가는 지역 경제에 고무적이나 수출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그 한계를 보일 것이다. 조선 분야도 경쟁국인 중국의 선박에 비해 품질을 인정받아 수주가 증가하고 있지만, 활황기로 복귀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2021년 바이든 시대의 시작은 우리 지역의 산업에도 또 다른 대비를 촉구하고 있다. 환경을 중요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은 향후 모든 산업에서 친환경 기술의 중요도를 올려놓을 것이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신기술을 도전적으로 적용한 테슬라 자동차가 보여주듯이 가솔린 자동차에서 친환경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이 더욱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주요 자동차 선진국은 2035년을 목표로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 중지를 선언했고 더불어 2050년의 탄소중립 선언과 결부된 환경 규제에 대비하고 있다.

부울경의 기업들도 이러한 친환경 정책에 대비해야 함은 이번에 요구되는 변화는 전면적이면서 근원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만약 가솔린 자동차가 판매 중단되면 자동차 부품업체의 약 30%에 달하는 엔진 계통의 부품업체가 문을 닫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스마트 모빌리티 기술을 지원할 수 있는 기업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기업들이 명심해야 할 중요한 사항은 이번 변화의 기본 성격이 ‘융합 연구개발(R&D)’이라는 점이다. 그 예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장착한 테슬라의 전기차 개발을 들 수 있다. 테슬라사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IT 전문가들과 자동차 생산 개발 엔지니어들이 함께하였고, 이를 통해 자율주행시스템, 밧데리 구조설계, 일체형 차체 생산 등의 파괴적인 융합 혁신을 이루어내고 있다.

최근 융합을 실천하는 기업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영국에서는 코로나 치료용 산소호흡기 제작을 위해 에어버스와 포드차 등이 컨소시움 형태로 참여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IT 기업인 삼성과 현대자동차 사이의 화재 위험성이 적은 고체형 이차전지의 협업 개발을 의논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대변혁기를 맞이하면서 중요한 융합 협업 사례가 될 것이다. 또한 부산공장에서만 3조 원 이상의 자동차와 IT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기는 오래전부터 거북선센터를 구성하여 R&D, 설계, 생산기계, 판매 전문가 등이 모두 모여 세계 최고의 MLCC를 생산하고 있다. 이밖에 올해 1월 개최되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 2021에 모던텍, 삼양옵틱스 등 11개의 창원 기업체가 참가해서 인공지능 로봇, 바이오 소재 등 한국의 융합첨단기술을 선보인다고 하는 희망 뉴스도 들려온다.

부울경에는 부품 소재를 생산 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뿌리 기술이 있고, 20여 개 대학의 창의적인 연구 인력도 있다. 기업들은 지금까지의 각 분야에서의 전문 경험을 살리면서 코딩할 수 있는 디지털 인력을 보강하고, 현장 빅데이터의 디지털화를 해 나가면서, 이업종 간의 교류와 융합 협업을 강화한다면, 세계무대에 내놓을 수 있는 신제품과 신기술 창출의 길은 열린다고 생각된다. 만약 이 과정에서 융합 R&D로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지 못한다면 그 기업은 구조조정 되거나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융합 혁신에 산학관이 지혜를 모으면서 도전하면 부울경 경제는 반드시 부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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