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방식 거론하더니… 국민의힘 ‘조용한 예선’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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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26일 4·7보궐선거 예비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국민의힘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2일 공천관리위 회의 내용을 브리핑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예비경선에서 ‘원샷 룰’ 일정을 확정하면서 당 지도부가 본선에 올릴 후보군을 이미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 기류가 당내 일부에서 감지된다.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지난해 ‘미스터트롯’ 방식 등을 거론하며 드라마틱한 경선을 약속했지만, 결국 과거 선거와 유사하게 본선 경쟁력을 핑계 삼아 본경선에 나설 기회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토론 안 하고 설명회 방식 검토
“후보당 10분으로 뭘 알리겠나”
군소 후보들 “홍보 기회 달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25일 부산에서 예비후보 면접을 거쳐 26일 예비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이어 27일 후보자 설명회를 열고, 다음 달 4~5일 책임당원 모바일투표(20%)와 일반 시민 여론조사(80%) 결과로 본경선 진출자 4명을 거를 방침이다. 예비경선 집계 결과 4위 안에 정치 신인이 포함되지 않으면 최고점을 받은 신인 1명이 본선에 직행하는 방식이다. 이 일정에 따라 다음 달 5일 이후 4명의 본경선 진출자가 확정된다.

논란은 예비경선에 나선 후보들이 자신을 알릴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이다. 27일 열리는 설명회에서 글로벌 지식 콘퍼런스인 ‘테드(TED) 강연’처럼 후보자들이 무대에 올라 시정(市政)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과정이 있지만, 시간이 후보당 10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예비후보는 “비대면 시대에 폐쇄된 공간에서 후보자들만 모여 진행하는 짧은 강연식 설명회로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을 수 없다”며 “결국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곧바로 여론조사를 통해 컷오프를 하겠다는 것은 경선에서 특정 후보를 제외시키려는 의도”라고 했다. 다른 예비후보는 “보선에 나선 후보자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당의 자산이라는 측면에서 이들이 시민들과 당원에게 최대한 다가서도록 보장하는 것이 바로 당 공관위 역할”이라면서 “하지만 지금 공관위는 확장형 경선이 아니라 후보자들의 검증을 마타도어로 치부하는 등 축소지향적 경선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했다.

공관위는 이날까지 부산 보선에만 9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등 모두 10명이 출마선언을 한 상황에서도 예비후보군에 최대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관위 관계자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신인 등 후보들을 배려한 경선”이라며 “단순히 면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프로필을 담은 영상을 게재하고 설명회를 통해 자신을 알릴 기회를 또 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신을 알려 당선되는 것은 후보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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