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실업자, 장년은 수급자로… 부산 ‘코로나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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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중추인 장년층과 청년층이 무너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크게 늘었는데 그중 절반이 40~50대 장년층이고,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도 크게 늘었다. 전국 상황에 비해 훨씬 심각한데, 서비스업 중심의 지역 산업 구조가 전염병 상황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작년 기초수급자 2만 4000여 명
신규 수급자의 절반이 장년층
자녀 세대들도 대거 수급자 편입
장년층 붕괴로 ‘가족 위기’ 초래
취약 일자리 많아 청년 실업 가중

13일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박민성(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지역 신규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2만 4032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신규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인 1만 3510명에 비해 1만 522명(77.8%)이나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평년 증가분보다 1만 명 이상 늘어난 셈이다.

왕성하게 경제활동을 하는 장년층(40~59세)의 몰락이 두드러졌다. 2019년과 비교해 늘어난 신규 기초생활보장수급자 1만 522명 중에 40~59세 장년층은 4693명으로,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보였다. 고용안정성이 높은 ‘건강한’ 일자리보다 불황에 쉽게 흔들리는 임시·일용직 비율이 높다 보니 실직하거나 일용직마저 못 구한 장년층이 기초생활수급자로 대거 편입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년층 붕괴는 가족의 위기로 이어진다. 이들의 자녀 세대인 10~24세에서도 2019년과 비교해 3368명이나 많은 신규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나왔다. 주된 수입원인 가장이 실직 상태인 데다, 코로나19로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마저 어려워지다 보니 이들이 자연스레 기초생활수급자로 편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의 일자리 상황도 크게 나빠졌다. 13일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상용 임금근로자는 6만 9000명(-7.6%)이 줄고, 일용직은 1만 2000명(14.2%) 늘었다. 또 단기성 근로가 많이 포함된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3만 8000명이 증가한 반면, 상용직인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3만 6000명이 줄었다. 부산의 일자리 구조가 매우 나빠진 것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 부산의 취업자 수 감소율은 2.1%인데 비해 전국적으로는 0.8%로, 부산에서 직업을 잃은 사람의 비율이 다른 시·도보다 더 높다. 특히 부산은 타 지역에 비해 취약 일자리 종사자가 청년층(15~29세)에 치우쳐 있다. 부산 청년의 취약 일자리 비중은 44.3%로, 전국(39.0%)에 비해 크게 높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취약 일자리 고용이 위축되면서 부산 청년의 실업도 타 지역에 비해 크게 늘었다. 실제로 지난해 2~3분기 중 부산 청년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7% 감소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전국 감소율(-5%)의 배를 웃돈다.

이 같은 현상은 부산 일자리 구조의 취약성에서 비롯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13일 발표한 ‘코로나19와 부산경제’ 백서에 따르면, 코로나19에 취약한 일자리 비중이 부산은 35.3%로 16개 시·도 중 2번째로 높다. 코로나 취약 일자리는 숙박·음식점 등 비필수 직종과 운송·매장판매 등 비재택 직종을 말한다. 김덕준·김종열·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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