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 설립 100주년이 근현대 수산과학연구 100주년이 된 이유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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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산과학원 전경. 부산일보 DB 국립수산과학원 전경. 부산일보 DB

올해 5월에는 '근·현대 수산과학연구 10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다. 아직 코로나19로 인해 행사 방향을 정하지 못했지만 100주년이 가지는 의미가 큰 만큼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좋은 날을 두고 국립수산과학원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우리나라 해양수산분야를 연구하는 유일한 국립연구기관으로 연근해와 원양의 수산자원관리, 양식기술개발, 어장환경조사, 수산공학기술 개발, 수산생물방역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수산 분야의 핵심 연구기관이니 수산과학연구 100주년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역사적 배경이 국립수산과학원을 고민에 빠트렸다.

국립수산과학원의 모태는 1921년 5월 7일 영도구 남항동에 창설된 '조선총독부 수산시험장'이다. 수산시험장은 1945년 해방을 맞이한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되다 1949년 상공부 산하 중앙수산시험장으로 바뀌었다. 중앙수산시험장은 1963년 다시 이름을 바꿔 농림부 산하 국립수산진흥원이 됐다. 1989년에는 영도에서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현재의 자리로 청사를 옮겼다. 2002년에서야 국립수산과학원이라는 현재의 이름을 가지게 됐다.

1921년으로부터 100년 동안 이어진 역사는 분명하지만 내부에서 이견이 있었다. 수산시험장은 조선총독부 산하 기관으로서 우리나라의 어족 자원을 수탈하기 위한 기구였고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수탈을 위한 기구를 과연 국내 수산자원 보호를 위한 100년 역사로 보아도 되느냐라는 고민에 빠졌던 것이다.

오랜 논의 끝에 내린 결론은 '아픈 역사'도 역사라는 것. 최완현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역사적인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수산과학원 100주년의 의미보다 현대화된 수산 연구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된 100주년이라는 의미를 많이 담았다"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근·현대 수산과학연구 100주년을 맞아 100주년 기념식, 100년의 역사를 담은 책자 발행, 국제학술학회, 수산과학연구의 과거와 현재를 담은 사진전, 명사 특강 등을 준비할 예정이다.

장병진 기자 joyful@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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