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수익성 경영 전략, 르노삼성에게 위기 or 기회?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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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그룹의 프랑스 본사 사옥.르노삼성차 제공 르노그룹의 프랑스 본사 사옥.르노삼성차 제공

“르노삼성차의 한국 적자는 알아서 책임져라.”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10조 원의 적자를 낸 르노그룹이 지분 약 80%를 보유한 르노삼성차의 경영실적 부진에 대해 적반하장격 대응책을 내놓아 비난이 일고 있다.

르노그룹은 14일(현지시간) 프랑스 본사에서 그룹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익성을 중심으로 경영 전략을 전환하는 그룹의 새로운 경영전략안인 ‘르놀루션’을 발표했다.

이날 내놓은 경영전략안에는 수익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과 함께 그룹 산하 조직별로 경쟁력과 비용 등을 책임진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르노삼성차가 있는 한국을 포함해 라틴아메리카과 인도에 대해 현재보다 수익성을 더욱 강화해야 할 국가로 지목했다.

이처럼 르노그룹이 르노삼성차를 수익 개선 대상으로 꼽은 것은 지난해 8년 만의 적자를 낸 것과 무관치 않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내수 9만 5939대, 수출 2만 227대 등 총 11만 6166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34.5%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약 800억 원 안팎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4년 이후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 매년 10만 대 안팎 생산·수출되며 실적에 보탬이 된 닛산 ‘로그’가 지난해 3월부터 생산라인에서 빠진 것이 직격탄이 됐다.

이 같은 실적 부진과 관련, 르노삼성차 측은 최근 전체 임원을 40% 가량 줄이고 급여도 20% 삭감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 안팎에선 르노삼성차의 실적부진이 닛산 로그를 대체할 물량을 제때 확보하지 못한 르노그룹의 경영전략 부재에 따른 것인데, 이제와서 르노삼성차에 비용절감 등 수익성을 확보하라고 하는 것은 다분히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2014~2015년께 당시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이 ‘2019년까지 로그 물량을 대체해야 르노삼성차가 정상적인 운영을 할 수 있다. 그룹과 논의를 통해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결국 그룹 차원에서 로그 신차 물량을 닛산으로 옮겼다”면서 르노삼성차의 실적부진은 예견된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이번에 르노그룹이 언급한 르노삼성차의 수익성 개선 요구와 관련, 업계에선 조직개편 등을 통한 구조조정과 함께 현재 진행중인 임단협에서 임금삭감을 위한 압박용 카드가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않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을 아직도 결론 내지 못하고 있으며, 노조는 파업카드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2013년 부산공장이 로그 물량을 맡았을 때만해도 스페인 등 유럽 내 공장이나 일본 닛산 공장에 비해 비용이 20~30% 낮았으나 이제는 인건비 상승과 엔저 등으로 부산공장의 경쟁력이 떨어졌다”면서 “비용 개선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서 추가 물량을 다시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르노그룹 CEO 루카 데 메오.르노삼성차 제공 르노그룹 CEO 루카 데 메오.르노삼성차 제공

한편 르노그룹은 이날 경영 전략 발표를 통해 시장 점유율·판매량 중심에서 벗어나 수익성, 현금 창출, 투자 대비 효과 등에 집중하는 조직으로 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영 전략안은 소생, 혁신, 변혁 등 3단계로 구성됐다. 소생은 2023년까지 수익과 현금 창출력 회복에 집중한다는 내용을, 혁신은 2025년까지 브랜드 수익성 회복에 기여할 새롭고 강화된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을, 변혁은 2025년부터 비즈니스의 중심을 테크, 에너지, 모빌리티로 이동시키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으로는 오는 2023년까지 그룹 영업이익률 3%를 달성하고 약 30억 유로(약 4조 원)의 현금 유동성 확보한다. 또 2025년까지는 영업 이익률 5%에 도달하고 약 60억 유로(약 8조 원)의 누적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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