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맛 들인 케빈 나, 막판 역전으로 ‘통산 5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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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한국시간) 미국 호놀룰루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 투어 소니오픈에서 우승한 재미교포 케빈 나가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우승해서 기쁘고, 언젠가 또 한국에서 뵙겠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재미교포 케빈 나의 한국어 우승 소감이다. ‘승부사’ 케빈 나(38)가 막판 뒷심을 발휘해 역전에 성공하며 PGA 투어 통산 5승을 달성했다.

PGA 소니오픈 21언더파 우승
데뷔 후 14년 동안 고작 1승
2018년부터 2년 반 만에 4승
세계 랭킹 23위로 껑충 뛰어
이경훈 19위·김시우 공동 25위

케빈 나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7044야드)에서 열린 소니오픈(총상금 66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5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59타를 기록한 케빈 나는 크리스 커크(미국), 호아킨 니만(칠레·이상 20언더파 260타)을 한 타 차로 제쳤다. 우승 상금은 118만 8000달러(약 13억 1100만 원)다.

케빈 나는 브렌던 스틸(미국)에게 두 타 뒤진 공동 2위로 이날 4라운드를 시작해 역전을 이끌어냈다. 전반까지는 스틸이 선두를 지키는 분위기였다. 한때 공동 2위에서도 밀렸던 케빈 나는 13번 홀(파4) 버디로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어 14번 홀(파4)에서 스틸이 어프로치샷 실수로 보기를 한 사이, 케빈 나는 버디를 추가해 공동 선두에 합류했다. 그는 15번 홀(파5)에서 한 타를 더 줄여 순식간에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후 18번 홀 세 번째 샷을 홀에 50cm가량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 우승을 확정 지었다.

케빈 나는 2003년 12월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이듬해부터 PGA 투어에 출전했다. 그러나 우승 복이 없어 한동안 ‘우승과 인연 없는 선수’로 통했다.

데뷔 7년여 만인 2011년 10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첫 우승을 했지만, 두 번째 우승은 그로부터 7년 뒤인 2018년 7월 밀리터리 트리뷰트에서 거뒀다. 케빈 나는 “우승의 공백이 길다 보니 그 기분을 잊고 살았다. 밀리터리 트리뷰트 이후 더 많은 우승을 하고 싶어졌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 뒤 2019년 5월 찰스 슈와브 챌린지 우승, 그해 10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우승 그리고 이번 소니오픈 우승까지 걸린 시간은 2년 반에 불과했다. ‘우승 인연 없는 선수’가 ‘내리 우승하는 선수’로 변모했다.

4시즌 연속 우승에 대해 케빈 나는 “연초에 우승해서 좋지만 한 차례 더 하면 좋겠다. 다시 세계랭킹 2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메이저대회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케빈 나는 또 “투어 챔피언십과 라이더컵(미국-유럽 대항전) 출전도 목표로 둔다”며 “프레지던츠컵(미국-인터내셔널 팀 대항전)도 그간 기회가 없었지만, 강력한 몇 개의 퍼트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출전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주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해리스 잉글리시(미국)에게 연장전에서 졌던 니만은 마지막 홀 버디에 힘입어 이번에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해 이 대회 연장전에서 캐머런 스미스(호주)에게 패했던 스틸은 최종 라운드 한 타를 줄이는 데 그치며 웨브 심프슨(미국), 마크 리슈먼(호주)과 공동 4위(19언더파 261타)에 올랐다.

한국 선수 중엔 이경훈이 15언더파 265타, 공동 19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경훈은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타를 줄이며 순위를 20계단이나 올렸다. 김시우는 공동 25위(14언더파 266타), 임성재는 공동 56위(9언더파 271타), 최경주는 71위(5언더파 275타)를 기록했다.

소니오픈 결과 세계랭킹도 조금씩 바뀌었다. 케빈 나는 지난주 38위에서 23위로 올랐다. 세계랭킹 1∼3위는 더스틴 존슨(미국), 욘 람(스페인),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제자리를 지켰다. 소니오픈 공동 7위인 콜린 모리카와(미국)가 한 계단 도약해 4위에 올랐다. 잰더 쇼플리(미국)가 모리카와에게 밀려 5위로 떨어졌다. 한국 선수 중엔 지난주에 이어 18위를 지킨 임성재(23)가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전대식 기자 pr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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