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vs 이재명...문 대통령 기자회견에 누가 이득봤나?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8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 한 식당에서 '노무현 대통령 국밥 드신 자리' 팻말이 붙은 자리에 앉아 식사를 기다리고 있다. 2002년 노 전 대통령이 방문하며 메뉴에 있던 '노무현국밥'은 서거 이후 '장터국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8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 한 식당에서 '노무현 대통령 국밥 드신 자리' 팻말이 붙은 자리에 앉아 식사를 기다리고 있다. 2002년 노 전 대통령이 방문하며 메뉴에 있던 '노무현국밥'은 서거 이후 '장터국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및 완화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및 완화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들도 이해득실을 따지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문 대통령의 인식과 얼마나 궤를 같이 하느냐에 따라 여당 내 최대 세력인 친문(친문재인)계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수 있는 역학구도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에 대해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국민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원론적 발언으로도 해석되지만,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사면론을 제기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로서는 정치적 체면을 구긴 모양새가 됐다.

앞서 이 대표는 새해 첫날 인터뷰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적절한 시기에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강성 지지층과 호남의 거센 반발을 마주했던 이 대표로서는 청와대와 충분한 사전 논의 없이 섣불리 사면을 꺼낸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면하기 어렵게 됐다.

문 대통령은 이 대표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양극화 해소를 명분으로 제기한 ‘이익공유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오히려 돈을 더 버는 기업도 있다. 그런 기업들이 출연해서 기금을 만들어서 고통받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고용 취약계층을 도울 수 있다면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것을 제도화해서 정부가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민간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그런 운동이 전개되고, 국가가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권장해나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친문 진영에 속하지 않은 이재명 경기지사와는 비교적 맥을 같이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 등에서 사면에 대해 “형벌을 가할 나쁜 일을 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본인들이 잘못한 바 없다고 하는데 용서해주면 ‘권력이 있으면 다 봐주는구나’ 할 수 있다. 예방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반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또 경기도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10만 원씩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정부 지원으로 충분치 않다. 이를 보완하는 지자체의 일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런 기자회견 내용이 전해지자 이 지사는 “대통령님께선 최근 보수언론과 촛불 개혁 방해 세력의 시비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국난을 극복하고 민생을 살리기 위한 경기도의 노력을 이해해주시고 수용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반색했다.

여권의 한 인사는 “신년 기자회견만 놓고 보면 이 지사가 문 대통령과 많은 부분에서 인식을 공유한다고 볼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더욱 민감한 이슈들을 놓고 두 사람이 정면으로 겨뤄봐야 친문 진영이 누구를 지지할지 제대로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