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블루 한 방에 날릴 ‘트랜스 유라시아 랠리’ 기대 크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꿈은 이루어진다. 세계에서 몰려온 라이더 수천 명이 매년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 두만강, 시베리아, 독일 베를린 장벽을 거쳐 유럽 대륙의 서쪽 끝인 포르투갈 호카 해변까지 2만km의 대장정을 떠난다. 이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현실화하는 세계 최장 ‘트랜스 유라시아 랠리’가 오는 8월 시작된다고 한다. 부산은 유럽으로 연결되는 아시안하이웨이의 출발점이지만 분단 때문에 그동안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이제 유라시아와 환태평양 세력을 연결하는 교량국가가 될 계기를 스스로 마련했다니 감개무량하다. 남북관계상 동해항까지 달린 뒤 선박을 이용해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수밖에 없는 점은 아쉽다. 생각을 바꾸면 남북 화해와 협력의 중요성을 세계인에게 알리는 ‘평화의 여정(Peace Rally)’이 될 수 있다.

매년 부산서 2만km 유라시아 대장정
한국 첨단 기술과 문화 확산 계기로

트랜스 유라시아 탐험대는 모터사이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캠핑카, 수소전기차 등으로 짜여 이번 광복절에 두 달 일정으로 떠난다고 한다. 수시로 비포장도로를 달려 시베리아나 유럽의 다양한 기후 환경을 가진 지역을 통과해야 하니 그 험난함을 짐작하기 어렵다. 마침내 종주에 성공하면 친환경 에너지 모빌리티 산업의 선도 국가로서 위상을 드높일 수 있다. 국내 이동통신 기업들도 차세대 통신 기술을 실험하기 위해 높은 관심을 보인다니 여러모로 좋은 기회다. 16개국 61개 도시로 향하는 탐험대의 발길이 닿을 거점도시에서는 콘서트 같은 부대행사도 마련된다고 한다. 트랜스 유라시아 랠리는 한국의 수준 높은 첨단 기술과 문화를 세계로 확산하는 장이 될 것이다.

부산은 지난해 국제관광도시에 지정되자마자 코로나 사태가 터져 관광업이 거의 붕괴 위기로까지 몰렸다. 트랜스 유라시아 랠리는 국제관광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별도의 사업이 되었다고 한다. 코로나 사태에 위축되지 않고 발상의 전환을 이뤄 낸 데 대해 큰 박수를 보낸다. 문체부와 부산시, (사)트랜스유라시아, 가 손을 잡고 매년 공동 주최하기로 했다니, 한국을 대표하는 메가 프로젝트로까지 성장시켜야 한다. 역시나 코로나가 가장 큰 변수로 보인다. 성공적인 완주로 코로나 극복이라는 희망을 선사해 주기를 기대한다.

한반도는 이제 새로운 남북 협력 시대를 열어야 할 시기다. 이번 프로젝트는 비좁은 우리 경제와 문화의 국경을 유라시아 전체로 확장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코로나와 심각한 취업난으로 실의에 빠진 청년들도 가슴을 활짝 펴고 시야를 거대한 유라시아 대륙으로 넓힐 필요가 있다. 트랜스 유라시아 랠리는 언젠가 북한 땅을 통과하는 아시안하이웨이 코스로 완성될 것이다. 그렇게 세계인의 버킷 리스트가 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한다. 60일간의 유라시아 대륙 질주, 벌써 가슴이 고동친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