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간 2만 330km 질주하는 ‘세계 여행의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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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 유라시아 랠리] 라이더들 어떻게 달리나

러시아, 중국, 북한 세 나라의 국경이 만나는 곳이자 극동러시아의 중심도시. 동해항을 출발한 랠리 참가자들이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한다. 러시아 자바이칼 지방의 중심지.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평원에서 랠리 참가자들은 진정한 스피드를 만끽할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규모가 큰 담수호다. ‘풍요로운 호수’라는 뜻을 갖고 있으며 이곳에서 랠리의 첫 번째 구간이 끝난다. 부랴트 공화국의 수도이자 인구 38만 명의 소도시. 2018년 유라시아 랠리에 참가한 이들이 현지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그래픽=류지혜 기자 birdy@



‘트랜스 유라시아 랠리’는 유라시아 관문 도시인 부산에서 대륙을 관통하는, 세상에서 가장 긴 레이스다. 전 세계 라이더들의 ‘마지막 버킷리스트’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부산에서 출발한 랠리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핀란드, 독일, 체코,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15개국 50개 거점 도시를 지난다. 60일간 2만 330km를 달리며 유라시아의 대자연과 고유한 역사, 문화를 온몸으로 느낀다.

코스는 크게 4구간으로 나뉜다. 부산 북항에서 출발하는 랠리는 7번 국도를 타고 동해안을 달린다. 한반도 평화통일의 메시지를 제대로 담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북한을 통과해야 한다.


바이크와 한 몸 되어 하루 500~600km… 다양한 퍼포먼스도

바이칼·유럽·독일 등 코스 4구간 나눠
유라시아 자연·문화 온몸으로 느껴
참여비용 2000만~2500만 원 정도

하지만 지금은 분단의 벽에 가로막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해항에서 배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한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 남동쪽의 바이칼호에 이르는 약 5000km가 첫 번째 구간이다. 러시아 자바이칼 지방의 중심지 치타와 부랴트공화국의 수도인 울란우데 등을 지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깊은 호수로 알려진 바이칼호에서 랠리의 두 번째 구간이 시작된다. 이 코스에서 랠리 참가자들은 끝도 없이 광활한 시베리아 대평원을 바이크와 한몸이 돼 내달린다. 한국처럼 바이크에 대한 규제가 심한 나라에서는 상상만 할 수 있던 일이다. 러시아 옴스크와 카잔, 카자흐스탄의 여러 도시를 지난다.

두 번째 코스는 핀란드만과 인접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끝난다. 여기까지 온 라이더들은 이미 절반 이상(약 1만 1000km)을 달려온 셈이다. (사)트랜스유라시아 박경수 랠리본부장은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랠리지만, 랠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더욱 중요한 건 정신력”이라며 “시베리아 평원 구간에서는 하루에 500~600km를 달려야 한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에서 라이더들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 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 대륙은 세 번째 코스부터 시작된다. 랠리 참가자들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실자 라인(Silja Line) 페리를 타고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이동한다. 일반 마니아들보다 전문적으로 바이크를 타는 ‘엘리트팀’은 유럽 대륙의 북쪽 끝인 노르웨이 노르카프를 경유할 수 있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독일서 시작되는 네 번째 코스는 지금까지 갖은 역경을 겪은 라이더들에게 보상과도 같은 구간이다. 랠리는 베를린에서 열리는 ‘BMW 모토라드 데이즈’ 행사에 참여한다. 전 세계 라이더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이 행사는 랠리 참가자들을 반갑게 맞이해 줄 것이다. 평화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에서는 한반도 평화 메시지 전달을 위한 다양한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이후에는 체코, 오스트리아 등을 지나 알프스 동쪽으로 진입해 알프스 산맥을 가로지른다. 알프스의 절경을 바이크 위에서 즐기는 이곳은 랠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다. 이후 이베리아반도로 들어가 지중해를 따라 스페인, 포르투갈로 진입한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50km 떨어진 지점에는 유럽의 땅끝마을인 호카곶이 있다. 유라시아를 관통하는 대장정은 이곳에서 마무리된다. 이후 오토바이와 SUV, 캠핑카 등은 선박에 싣고 사람은 항공기에 제각기 나눠 탄 뒤 귀국하는 일정이다.

트랜스 유라시아 랠리의 60일간 일정에 참여하는 데 드는 비용은 2000만~2500만 원 정도다.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3월 중으로 모집 공지를 할 예정이다.

일반 동호회 그룹에 참여하려면 경력 2년 이상의 라이더로 누적 마일리지 1만km 이상의 랠리용 듀얼바이크만 갖고 있으면 된다. 전문가 그룹으로 분류되는 ‘트랜스 유라시아 탐험대’는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결정된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 소수의 탐험대를 구성해 랠리에 나설 방침이다. 안준영·박세익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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