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장 증설 끝나면, 지역 인재 위주 최대 200명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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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넥스 이혁종 대표이사

바이넥스는 1957년 설립된 이래 60여 년 부산을 지킨 향토 제약회사다. 이혁종 대표가 바이넥스 부산 공장 증설과 미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부산은 바이넥스의 뿌리 같은 곳이니까요.”

이혁종(51) 바이넥스 대표이사 사장은 의약품 공장 신축 지역으로 부산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바이넥스가 ‘부산 기업’임을 강조한 한 마디였다.

바이넥스는 지난해 말 부산시와 의약품 제조시설 증설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부산 사하구 장림동 본사 인근 부지에 440여 억원을 들여 연면적 1만 3897.5㎡의 공장을 추가로 짓는다는 계획이다. 기자가 현장을 방문했을 땐 성토작업이 거의 끝난 상황이었다.

사하구 본사 인근 내년 3월 완공
기존 제조시설 3배 규모 될 것
10년 만에 매출액 8배 성장
코로나 백신 임상 시험도 진행 중
의료·헬스케어 기업으로 육성

이혁종 대표는 “신축 공장은 내년 3월께 완공할 예정이다. 기존 제조시설(연면적 4995㎡)보다 3배가량 큰 규모로, 의약품 생산 포화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공장이 완공된 후엔 최대 200명 정도 신규 직원을 채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지역 출신 인재를 주로 고용할 뜻도 밝혔다.

현재 바이넥스 부산 본사 직원은 130여 명이다. 그들 대부분이 부산지역 출신이며, 지금도 동아대·신라대·인제대 학생들이 현장 실습을 진행 중이다.

바이넥스는 1957년 순천당제약으로 창업된 이래 60여 년간 부산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는 향토 제약업체다. 인천 송도, 충북 오송에도 공장이 있지만 본사는 부산을 떠나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송도와 오송 공장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을 맡고, 부산은 합성의약품을 생산한다. 두 의약품은 제조 방식이 완전히 달라(합성의약품은 화학물질을 배합해 인공적으로 만든 제품이고 바이오의약품은 세포를 배양해 만든 의약품) 굳이 본사를 옮길 필요가 없었다”면서도 지역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 대표는 “부산엔 제조업이 상당히 약화됐다. 인근 울산이나 창원에 비해 제조업체가 특히 부족한 게 안타까웠다. 사실 오송에 바이넥스 소유 유휴부지가 있지만, 부산에 공장을 증설하기로 한 것은 이런 배경도 작용했다”면서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도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시에서 본사 이전을 타진하기도 했지만 거부한 바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본래 대우증권과 골드만삭스 홍콩에서 일한 ‘금융맨’이었다. 현 정명호 바이넥스 회장 등과 함께 에이블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제넥신에 투자하며 제약회사와 인연을 맺었다. 6년간 제넥신 대표이사를 거치며 신생 업체의 기틀을 마련했고, 2010년께부터 바이넥스에 둥지를 틀었다.

이 대표는 “직장생활은 금융권에서 시작했지만, 제약업에 몸 담은지 18년가량 된다”면서 증권사보다 제약사에서 일한 경력이 훨씬 많음을 강조했다. 사실상 ‘제약맨’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연매출 200억 원 수준이었던 바이넥스는 이 대표 등이 경영에 참여한 이후 지난해 1500억 원대로 성장했다. 10년 만에 매출액이 8배가량 뛴 것이다. 특히 2017~2019년 3년간 연평균 27%의 매출액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체 직원 수도 120여 명에서 5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안에 6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언급했듯 바이넥스의 주력 사업은 합성의약품 제조·판매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이다. 합성의약품은 초창기부터 부산 본사 공장에서 지속적으로 제조해 오고 있다. 비스칸엔 시리즈로 대표되는 정장제(유산균 같은 장기능 조절 약)와 점안제(안약), 내용고형제(알약·캡슐 등) 등 총 136개의 의약품을 전국 병·의원과 약국에 공급 중이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은 2009년 정부로부터 KBCC(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를 인천 송도 공장에서 위탁·운영하면서 본격화됐다. 최근 바이오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비중이 늘고 있다. 이 대표는 “송도·오송의 1만 2000리터 규모(3000억 원대) 생산설비를 갖춘 업체가 국내에선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위탁생산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합성의약품 비중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은 바이넥스의 두 ‘날개’다. 여전히 전체 매출액의 3분의 2가 합성의약품이며, 부산에 공장을 증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최근 바이넥스 주가도 요동치고 있다. 백신 위탁생산 가능성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제넥신과는 이전부터 협력해 왔다. 제넥신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DNA 백신 임상도 우리가 맡고 있으며, 현재 임상 1상 마무리 단계다”고 밝혔다. 얼마 전 GC녹십자와 업무협약(MOU) 체결에 대해선 “여러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에 관한 폭넓은 협업을 위한 것이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이 대표는 향후 바이넥스를 의료·헬스케어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육성하고 싶다는 비전도 전했다. 그러면서 “오너보다 CEO로 남고 싶다. 300억짜리 회사를 가진 소유주보다 단 3% 지분을 가지더라도 30조 기업을 경영하는 CEO가 되고 싶다. 회사를 지키는 게 아니라 키우는 것이 목표”라는 의지를 밝혔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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