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단상] 양산 사통팔달 교통망 업그레이드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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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지역사회부 동부경남팀장

얼마 전 경전선 김해 진영~경부선 양산 물금역~도시철도 북정역~상·하북~울산 KTX 울산역~신복교차로~동해선 태화강역~부산 부전역~김해 장유~진영을 연결하는 동남권 순환철도 건설이 추진 중이라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순환철도가 개통되면 동남권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 하나의 생활권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효과도 덧붙였다.

취재를 하면서 순환철도 186km 노선 중 신설 구간이 80km이며, 이 중 양산 구간이 절반이 넘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 양산은 행정관할로 경남 소속이지만, 지리적으로 부울경의 중심에 있는 데다 과거부터 잘 발달된 사통팔달 교통망으로 인해 순환철도 노선에 포함된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사통팔달 양산이라는 사실은 예전부터 알았지만, 실제 확인한 것은 2003년이다. 기자가 양산을 처음 출입하면서 취재차 만난 한 기업인은 “부산 끝에서 끝까지 가려면 1시간 이상이 걸린다. 하지만 양산에서 부산 전역을 1시간 이내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기자에게 물었다. 실제로 당시 양산에서 경부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지선을 통해 남해고속도로 등을 통하면 부산 전역을 1시간 이내로 갈 수 있었다.

양산은 고대 신라와 가야의 접경 지역으로 군사·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전략 요충지였다. 이 때문에 이 곳 소식을 중앙 정부로 빨리 알려야 했고, 중앙 정부 역시 양산으로 신속하게 공문서나 명령, 비상시에는 군사 파견이 필요하면서 도로와 통신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역참이다.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역참이 있었고, 조선 시대에는 영남 최대 역참인 황산역이 있었다. 황산역은 당시 동래와 언양, 밀양 등 주변 16개 역을 관할했다. 오늘날 고속도로와 같은 부산과 서울을 잇는 영남대로도 양산을 통과했다. 근래에도 양산에는 경부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지선, 부산 외곽순환도로, 국도 7·35호선, 국지도와 지방도, 경부선 열차가 통과하면서 고대로부터 이어온 사통팔달 양산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사통팔달 양산의 교통망 업그레이드가 추진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순환철도는 물론 부산 노포동~양산 웅상~울산 무거동을 잇는 동남권 광역철도 건설도 추진 중이다. 오랜 숙원사업이기도 한 이 사업들은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3~4월 중 건설 여부가 확정된다.

특히 광역철도는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지만 이번엔 다르다. 광역철도 건설을 결정하는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절충노선까지 제안하는 등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확정되지 않으면 다시 5년이 필요한 만큼 부울경 각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정치권도 똘똘 뭉쳐 블랙홀처럼 모든 자원을 빨아들이는 수도권에 맞서야 한다. 정부도 광역철도와 순환철도가 균형 발전의 대동맥이라는 인식을 갖고, 반드시 이번에 확정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2019년 양산시의회가 추진해 부산 기장군의회와 금정구의회까지 동참했던 울산~부산 금정구 노포동 사이 KTX 중간역사 신설도 재추진해 양산이 부울경을 넘어 수도권까지 연결하는 명실상부한 사통팔달 양산으로 거듭나길 다시 한번 고대해 본다. ktg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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