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서관 또 가고 싶지만… 발목 잡는 주변 여건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 사상구 덕포동 부산도서관 앞에 추진 중인 3100㎡ 규모의 공원 부지. 도서관이 공단지역에 있고 인근에 재개발정비사업장과 시멘트 공장 등이 위치해 이용객의 불편 해소를 위해 사상구청이 공원 조성을 추진 중이지만 주차장 시설 검토 문제로 공사가 지체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부산시 최초 직영 도서관인 부산도서관이 주변 공사장 차량들과 편의시설 부족으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 불편을 느낀 이용객들이 발길을 돌려, 개관 석달 만에 방문객이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부산도서관은 부산시가 운영하는 최초의 직영 도서관으로 사상구 덕포동에 연면적 1만 6305㎡로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운영 중이다. 애초 지난해 5월 준공됐지만, 코로나19로 연기되다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 현재 장서 28만 3500여 권을 확보하고 있다.

사상구 덕포동 부산 최대 도서관
개관 석 달 만에 방문객 크게 줄어
시멘트공장·재개발 탓 트럭 질주
문화공원 조성 사업도 답보 상태

개관 초 부산 지역 최대 공공 도서관으로 주목받으며 개관 첫 달인 지난해 11월 5만 7430명이 찾았다. 하지만 이후 12월 2만 3094명, 올해 1월 1만 7723명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 코로나19로 12월 중순부터 운영 시간이 축소된 영향도 있지만, 방문객들이 안전 문제와 편의시설 부족으로 재방문을 꺼리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취재진이 지난 29일 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이면도로 건너에는 1572세대 규모의 덕포 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 한창이었다. 공사장에 중장비 차량이 수시로 드나들었다. 도서관과 재개발공사 현장 사이 이면도로에는 차들이 일렬로 불법 주차되어 있었다. 공사장 인부들과 인근 주민들이 주차한 차들이다. 불법 주차로 인해 이면도로는 차량이 왕복으로 교행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좁아진 상태였다. 인근 시멘트 공장과 공사 현장을 출입하는 중장비 차들이 걸어가는 주민 옆을 스치는 장면도 연출됐다. 도서관 인근에서 만난 김 모(54) 씨는 “시멘트 공장과 재개발 공사 현장을 오가는 대형 트럭으로 인해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어 부모들의 우려가 높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부산도서관 주변의 열악한 환경은 다른 도서관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 부산교육청이 운영 중인 부산진구 시민도서관은 주변 편의 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도서관 인근에 근린공원, 성지곡수원지, 국가기록원역사기록관 등 가족과 함께 도서관 이용 후 갈만한 곳이 풍성하다.

도서관 주변을 개선하기 위한 공원 조성 사업도 답보 상태다. 사상구청은 편의시설 확충 등을 위해 도서관 옆 3160㎡ 부지에 예산 140억 원을 들여 문화공원을 조성 중이다. 현재 해당 부지는 토지보상 이후 기존 건축물 철거 공사가 끝난 상태다. 하지만 주차장 추가 확보 논의를 위해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이번 달부터 공사가 시작돼야 하지만, 공원 지하에 주차장 여부를 검토하며 아직 삽조차 뜨지 못했다.

사상구청 김정태 녹지공원과 계장은 “현재 부산도서관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어 공원 지하에 주차장을 넣기 위해 공사가 연기되고 있다”면서 “올해 8월쯤 국비 확보 여부가 결정 나면 최소 내년이 되어야 공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