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설 연휴 철저한 방역 속 '부산시장 보선 민심' 귀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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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가 시작됐다. 예년처럼 들뜨고 귀성 인파로 붐비는 명절이 아니라 차분한 분위기가 뚜렷하다. 미증유의 코로나19에 따른 불안감 탓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연휴 하루 전날부터 고향이나 친지를 방문하는 귀성객과 여행지를 찾는 차량의 행렬은 보인다. 이번 연휴는 코로나19 방역은 물론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잘 넘겨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다.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가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14일까지 연장됐기 때문이다. 또 부산의 미래와 지역 발전의 명운이 걸린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목전에 둔 연휴여서다.

코로나 극복 위해 만남·이동 자제를
지역 여론 경청·반영이 후보들 자세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에 귀향 계획이 없다고 한 응답자가 75%로 나타났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설 연휴에도 적용하기로 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수칙의 영향으로 보인다. 대신에 고향에 가지 않더라도 여행하겠다는 이들이 부쩍 늘어났다. 제주도와 동해안 등 전국 유명 관광지 숙박업소는 빈방이 없을 정도로 예약이 밀려 있다고 한다. 귀성객이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해도 최근 포근해진 기온과 4일간의 연휴에 사람 간 만남과 이동이 평소보다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모르는 n차 확진이 여전한 만큼 연휴 기간 방역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10일 전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141명 늘어난 444명으로, 상황이 심각하다. 최근 200명대까지 줄었다가 엿새 만에 400명대로 급증한 것이다. 부산은 이날 오후 기준 26명이 새로 확진돼 이틀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부산 확진자 1명은 전파력이 더 높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됐으며, 전국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증가 추세에 있다. 현재까지 방역 당국에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총 80명이다. 자칫 방심했다간 설 연휴가 코로나19 재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한층 긴장한 모습으로 빈틈없는 방역대책을 엄수할 때다. 국민들에게도 다수와의 만남과 이동을 자제하고 자신부터 솔선수범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

이런 가운데 여야 정치권과 부산시장 보선 후보들이 앞다퉈 설 연휴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명절 연휴는 출마자의 얼굴을 알릴 수 있는 더 없는 기회일 것이다. 하지만 각 당과 후보들, 선거 캠프 관계자들이 선거운동 현장에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건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후보들은 시민들이 원하는 것, 침체된 부산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민심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 명절 밥상머리 민심이 각 후보의 공약에 반영돼야 마땅하다. 방역의 최대 고비이자 선거의 분수령이 될 설 연휴를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정부와 국민 모두 조금만 더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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