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열차 탈까 말까’ 박성훈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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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인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딜레마에 빠졌다. 이언주·박민식 전 의원이 탑승한 ‘단일화 열차’에 동승할지 여부를 명쾌하게 결론 내기 힘들어서다. 두 사람의 ‘반(反)박형준 연대’ 의지가 확고해 자신의 동참과 무관하게 단일화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기성 정치인들과 무턱대고 손잡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동승 땐 새 정치 선언 명분 잃고
거부 땐 경선구도서 고립 위기
박, 다양한 선택지 두고 고민

박 전 부시장은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지 20여 일 만에 ‘신인트랙’ 도움 없이 자력으로 국민의힘 본경선에 진출할 정도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명실상부한 한판 대결을 앞두고선 이만저만 고민이 많은 게 아니다. 비록 최종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내세운 명분을 끝까지 지킬 것인지, 아니면 기성 정치인들과의 타협을 선택할 것인지를 놓고 기로에 서 있다.

때마침 박·이 전 의원이 9일 후보 단일화를 전격 제안하고, 급작스럽게 박 전 부시장의 사무실을 방문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초 “단일화할 명분이 없다”고 거부했다가 은근슬쩍 합류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선 “이·박 전 의원 두 사람만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박 전 부시장이 국민의힘 경선구도에서 완전히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듯하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박 전 부시장은 10일 자신의 입장을 정리했다. 그는 이날 “박민식 전 의원이 얘기한 4대 단일화 원칙에 공감하지만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것은 없다”고 했다. 그는 출마선언 때부터 일관되게 ‘낡은 정치와의 결별’을 고수해 왔고, 인위적 단일화에도 반대한다.

박 전 부시장이 기성 정치권과 차별화된 방식을 고수할 경우 다음 달 4일 발표될 최종 경선 결과에서 의외의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박 전 부시장이 2등만 해도 지역 정치권의 ‘차세대 리더’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박 전 부시장은 ‘오랜 공직 생활을 통해 정치의 기본을 안다. 3자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단일화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세 사람 중 박 전 부시장의 ‘선택지’가 가장 넓다는 의미이다. 권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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