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박·이 트리오 국민의힘 경선전 돌풍 일으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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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언주(왼쪽), 박성훈(가운데), 박민식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9일 부산진구 박성훈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만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후보 단일화가 20일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에 최대 변수로 등장했다. ‘반(反)박형준’을 매개로 한 3자 단일화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반박(반박형준) 연합’이 실제로 성사될 경우 국민의힘 경선에 돌풍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과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반박형준 공감 3자 단일화 첫발
‘변화와 세대 교체’ 큰 틀 합의
순조롭게 진행 땐 시너지 효과
시기·명분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3명 지지 합쳐도 박형준에 뒤져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도

박민식·박성훈·이언주(가나다순) 후보는 9일 전격 회동을 갖고 3자 단일화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3자 연대’의 핵심축인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다소 소극적이긴 하지만 세 사람 사이에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셈이다.

이들 세 사람은 “이번 부산시장 선거를 통해 ‘변화’와 ‘세대교체’를 이뤄내야 한다”는 데 큰 틀의 합의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후보 단일화 방식은 1·2차로 나눠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방식과 세 사람이 한꺼번에 참여하는 ‘원샷’ 형식 등이 거론되지만 여론조사로 단일후보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세 사람이 순조롭게 단일화 작업을 진행해 ‘대표선수’를 뽑을 경우 국민의힘 본경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모든 관심이 단일화 논의에 집중돼 ‘전체 1위’ 박형준 동아대 교수에 대한 관심도가 다소 떨어지는 데다 ‘시너지 효과’로 인해 ‘단일화 1위’에 대한 지지도가 어느 정도 상승할 수밖에 없어서다.

여기에 현 집권세력의 ‘박형준 때리기’ 총공세와 맞물릴 경우 ‘박형준 대세론’에 적잖은 차질이 예상된다. 김영춘·변성완·박인영 등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들은 단일대오를 형성해 박형준 교수에게 협공을 펼치고 있으며, 당 지도부도 측면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 핵심 과제는 ‘3W’이다. 첫번째 ‘누구(Who)’로 단일화 하느냐 하는 점이다. 단순 지지율로 대표선수를 차출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큰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다. 뉴스1·엠브레인퍼블릭의 ‘국민의힘 적합도 조사’(7~8일·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이언주(14.2%) 박민식(6.0%) 박성훈(4.0%) 세 사람(24.2%)의 지지도를 합쳐도 박형준(35.0%) 교수에 훨씬 못 미쳤다. 그렇다고 다른 단일화 방식을 찾을 수도 없다.

후보 단일화를 ‘언제(When)’할지도 문제다. 오는 15일과 18일 두 차례 실시되는 ‘맞수토론’ 직후가 적기이지만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그 이후엔 단일화 효과가 반감된다. 단일화를 위한 ‘명분(Why)’을 찾는 것도 관건이다. 세 사람은 세대교체를 대외적인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전문가들은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기성 정치권에 몸담았던 박민식·이언주 전 의원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보수진영 내부에서 ‘부산 지방권력 교체’ 욕구가 강해 본선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단일화 작업이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이런 온갖 제약 요인에도 ‘박·박·이 트리오’가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 판도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맞서 박형준 후보는 10일 전성하 후보 조직을 흡수한 데 이어 이진복 후보의 핵심 참모들을 캠프에 합류시키는 등 세 불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진복 후보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홍성률 전 부산시의회 부의장과 박삼석 전 동구청장을 비롯해 정문화 전 국회의원, 김은숙 전 중구청장, 송숙희 전 사상구청장, 정정복 전 부산시축구협회장, 이경혜 전 시의원, 박호국 전 부산시설공단 이사장, 안성민 전 시의원, 이치우 전 청와대 행정관, 이경만 전 예비후보 등이 새로 캠프의 요직을 맡으면서 박형준 대세론 굳히기에 힘을 보태고 나섰다.

권기택·박태우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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