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방문 자제”에도 김포-김해 항공편 예약률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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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도 설 연휴기간 대한항공과 에어부산 김포~김해 노선 항공편 예약률이 80%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을 하루 앞둔 10일 오후 부산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청사가 탑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5년 전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 모(34) 씨는 10일 오후 에어부산 항공편을 이용해 부산에 내려올 예정이다. 지난 추석 때도 코로나 탓에 부산에 내려오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못 가겠다’는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고향 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를 고려해 아내와 둘이서 친가를 얼른 다녀오려고 한다”고 전했다.

저렴해진 항공권 가격 등 영향
인파 몰리자 방역 당국 초긴장

정부가 설 연휴 고향 방문 자제를 권고했지만 수도권발 김해공항 항공편 예약률이 80%에 달해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단 코로나 장기화로 항공권값이 떨어지면서 설 연휴 이용객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대한항공과 에어부산에 따르면, 이날부터 설 연휴가 끝나는 15일까지 두 항공사를 이용해 부산·서울을 오가는 이용객은 2만 7885명(9일 오후 6시 기준)이다. 연휴 당일 항공편을 예약하거나 현장에서 발권하는 이들까지 고려하면 이용객은 3만 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오는 14일까지 직계 가족의 경우에도 거주지가 다를 경우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했지만 이 같은 특별방역대책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귀성객이 공항을 찾는다는 뜻이다.

특히 설 연휴 기간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부산을 찾았다가 돌아가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설 연휴가 시작되는 10~11일 김포공항에서 김해공항으로 오는 항공편 좌석 8850석 중 7091석이 예약됐다. 예약률이 80.1%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김해발 항공편 예약률(56.6%)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연휴 막바지에는 반대 흐름을 보였다. 13~14일 김해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은 8530석 중 6665석이 예약돼 80% 가까운 예약률을 보였다.

항공편을 이용하는 시민 대부분은 여행이 아니라 귀성·귀가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연휴 초인 10~11일 김해에서 제주로 향하는 자사 항공편 좌석 2240석 중 예약 좌석은 1270석으로 예약률이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여행을 떠나기보다는 고향 방문 목적으로 항공편을 이용하는 이들이 훨씬 많다는 뜻으로 풀이가 된다.

수도권에서 항공편을 이용해 부산을 찾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자 방역당국은 긴장한다. 부산시는 설 연휴 기간 열화상감지기를 기존 6대에서 11대로 배 가까이 늘리기로 했다. 이 중 2대는 김해공항에 설치된다. 이를 3교대로 운영할 근무 인력 66명도 투입된다.

이상배 기자 sang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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