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의 회장 선거 전초전… 상의의원 27년 만에 선거 치러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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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앞두고 부산 상공계 이목이 전체 상의의원을 뽑는 선거가 치러질지에 온통 쏠려 있다. 부산상공회의소 차기 회장 선거가 박수관·송정석 두 후보 간 2파전으로 진행되면서 전초전 성격인 상의의원 선거도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선거로 상의 의원 전체를 뽑는 일은 무려 27년 만이다.

현 허용도 상의 회장이 합의추대로 차기 회장을 뽑겠다며 시작된 일이 결국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전 양상을 만들어내면서 상공계에선 찬반 논란도 분분하다.

특별회원 제외한 100명 선출
다음 달 10일 실시키로 확정
입후보 자격 1000명가량 파악
회장 선거는 3월 17일 치러
박수관·송정석 후보 간 2파전
합의추대 불발 땐 선거 불가피


부산상의는 오는 22일 선거일·선거인명부 열람 공고를 시작으로 제24대 의원 선거 일정에 들어간다고 10일 밝혔다.

상의에 따르면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상의의원 후보자 등록이 진행되고, 이후 득표 활동을 거쳐 다음 달 10일 상의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이어 새로 24대 상의의원이 꾸려진 후 1주일간 회장 후보자 등록 기간을 거친 후 다음 달 17일 차기 상의 회장을 비롯한 임원 선출이 진행된다.

상의의원 선거가 치러진다면 이는 1994년 강병중 전 회장이 선출된 15대 때 이후 27년 만이다. 당시에는 복수 후보가 나선 업종별 대표 의원 4명을 뽑는 데 그쳤지만 이번에 상의의원 선거가 진행되면 역대 어느 때보다 복잡한 선거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상의의원은 차기 회장이 결정되면 선거 없이 득표 수에 따라 경쟁자와 나눠 배정하거나 일부 결원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선출됐다.

전체 120명 중 특별회원을 제외한 100명의 일반 의원을 선출하는 상의의원 선거는 말처럼 간단치가 않다. 3년 치 회비를 완납한 회원이면 누구나 자격이 있어 이들 누구나 입후보할 수 있다. 상의에 따르면 지금도 1000명가량이 후보가 될 수 있다. 후보자 등록 전 회비를 완납할 경우 자격이 생겨 대상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일종의 교황 선거 방식인 셈이다.

상의의원 후보로 나선다면 치열한 득표 활동에 나서야 한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명부 확정 전이지만 현재 유효표가 대략 8000~9000표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150명이 후보로 나선다고 해도 1인당 50표 넘게 확보해야 한다”고 전했다.

복잡다단한 상의의원 선거를 치르게 된 것은 차기 회장을 놓고 선거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상의법 등에 따르면 차기 회장은 차기 상의의원이 선출하도록 돼 있다. 현재 박수관 와이씨텍 회장과 송정석 삼강금속 회장 등 2명이 출마 의사를 보인 상황에서 최종 승자를 가리기 위해 상의의원 선거도 불가피해졌다. 다만, 두 사람이 합의를 하거나 현 23대 의원부를 상대로 선거를 치른다면 상의의원 선거는 치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벌써 선거에 대비해 득표 활동에 나선 상공인이 적지 않다. 상의에는 자기에게 주어진 유효표 수를 확인하려는 회원 문의가 이어지고, 일부 회원은 인맥이나 거래처 등 공략에 나섰다. 유효표를 상당수 확보하고 있는 금융기관 등을 상대로 ‘압박’(?)에 나선 상공인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차기 회장 후보 측이 표 확보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선거전이 격화할 수밖에 없다.

지역 상공계에는 찬반 논란도 분분하다. 허용도 현 회장이 합의추대로 차기 회장을 선출하자고 나섰지만 공정성 시비로 법원 가처분신청까지 진행되는 대립이 벌어지더니 결국 상의의원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과 맞닥뜨리면서 책임 논란이 벌어지는 것이다. 한 상공인은 “합의추대를 한다고 갈등만 노출하더니 결국 상의의원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공인은 “오랜 기간 상의를 일부 원로들이 좌지우지하며 변화도 멈췄는데 젊고 실행력 있는 상의로 바뀌려면 선거로 상의 전체를 일신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고 찬성 입장을 보였다. 결국 지역 상공인들이 ‘변화’와 ‘안정’ 중 어느 쪽에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차기 상의의원과 회장 선거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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