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일본 도쿄 메구로구에 위치한 도쿄의료센터의 아라키 가즈히로(왼쪽) 원장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하루 사망자가 다시 100명을 넘어선 일본에서 17일 무료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일본 정부가 이날 시작한 접종 대상은 선행 그룹으로 지정된 의료계 종사자 약 4만 명이다. 이들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이하 화이자 백신)을 3주 간격으로 2차례에 걸쳐 맞는다. 이날 오전 도쿄 메구로구에 위치한 국립병원기구 도쿄의료센터에서 아라키 가즈히로 원장이 첫 접종자가 됐다.

선행 접종이 끝나면 내달 중순부터 1차 접종 대상으로 분류된 의료종사자 약 370만 명이 백신을 맞게 된다.

65세 이상 고령자 3600만 명은 4월부터 접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기저질환자(약 820만 명)와 고령자 시설 등의 종사자(약 200만 명), 60~65세(약 750만 명) 순으로 백신 확보에 맞춰 접종이 이뤄질 방침이다.

하지만 화이자 백신 공장이 있는 유럽연합(EU)이 역내 백신 수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백신 조달 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1억 4400만 회(7200만 명분) 분량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화이자와 계약했다. 또 영국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에서 6000만 명분, 미국 모더나에서 2000만 명분의 백신을 받기로 해 전체 인구(약 1억 2700만 명)를 훨씬 웃도는 규모의 백신을 확보한 바 있다.

한편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수습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이고 있다. 지지율 급락으로 위기를 맞았던 스가 요시히데 총리 내각의 지지율이 백신 접종을 앞두고 다소 상승하면서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오는 7~9월로 연기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백신 접종을 담당하는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이 백신 확보에 큰 차질이 없는 것을 전제로 16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전 국민의 접종을 마치는 데 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윤여진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