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만 원 찾아 준 경비원, 30년 전에도 2300만 원 습득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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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법한신 2차’ 김영근 씨

부산 사상구 괘법동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 중인 김영근 씨. 괘법한신2차아파트 제공

부산 사상구 괘법동 한 아파트에서 일하는 60대 경비원이 지난 설 연휴에 1600만 원이 넘는 현금 등이 든 가방을 주인에게 찾아준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부산 사상구 괘법동 괘법한신2차아파트 경비원 김영근(66) 씨는 설날이던 지난 12일 저녁 순찰을 하다가 단지 안에서 목욕 가방 하나를 발견했다. 초소로 돌아온 김 씨는 두툼한 가방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1만 원권, 5만 원권 현금과 상품권 등 총 1632만 원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김 씨는 바로 근처 사상경찰서 덕포파출소로 신고했다.


설날 순찰 돌다 목욕 가방 발견
주인, 컵라면 20상자로 보답
택시 기사 시절 지갑도 찾아 줘

다행히 가방에는 주인 연락처가 들어 있었다. 돈 가방의 주인은 김 씨가 근무하는 아파트 주민 A 씨였다. 돈은 물품대금 결제용이었다. 연락을 받고 황급히 파출소를 찾은 A 씨는 김 씨에게 “꼭 사례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김 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사양했다. 슈퍼를 운영하는 A 씨는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한다는 생각에 관리사무소에 컵라면 20상자를 전달했다. 유실물처리법에 따르면, 습득자에게 분실자가 5~20% 사례금을 지급할 수 있다. 덕포파출소 김필종 경위는 “코로나19 시대에 이처럼 이웃 간의 인정이 살아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따뜻하다”고 전했다.

김 씨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7월 경비원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 33년간 택시를 몰았다. 30여 년 전 포니로 택시를 몰던 시절에 동래구 온천장에서 김해공항으로 향하는 남성을 태웠다. 손님이 내린 이후 김 씨는 뒷좌석에서 검은색 장지갑 하나를 발견했다. 지갑 안에는 수표를 포함해 총 2340만 3000원이 들어 있었다.

김 씨는 곧장 김해공항 경찰에게 달려갔다. 다행히 지갑 안에는 주민등록증이 있었다. 분실 지갑의 주인은 제주에서 사업을 하는 남성이었다. 부산에서 물건 대금을 받고 제주로 돌아가는 길에 택시에다 지갑을 두고 내린 것이었다. 이 남성은 김 씨의 손을 꼭 잡으며 “평생 이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했다고 한다. 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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