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담병원, 병상 부족 해소 큰 기여”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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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난사태 앞에서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었습니다. 요양병원발 확진자가 속출하기 시작했고 더이상 지체할 수 없어 호흡기센터 건물 전체를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전환하기로 결단을 내렸습니다.”

부산대병원 이정주(사진) 병원장은 지난해 2월 21일 확진자가 병원에 처음 입원한 후부터 지금까지 코로나19 최일선에서 야전사령관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거의 1년째다.


이정주 부산대병원장 인터뷰

“환자에 대한 사랑과 사명감으로 버텨

장기전 대비, 의료진 피로도 완화책 고민”


이 병원장은 교수회의를 거쳐 지난해 말 권역호흡기전문질환센터 전체를 비워 코로나 전담 병상 105개를 만들었다. 전체 병상 1346개 중에서 7.8%에 해당되는데, 국립대병원 중에서는 경북대병원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191명의 의료진은 그동안 331명의 확진자를 치료했는데 223명이 완치됐고 현재도 69명이 입원 중이다. 안타깝게도 확진자 중 22명은 사망했다.

“이곳 호흡기센터 건물은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투병하는 소리없는 전쟁터입니다. 우리 의료진들도 땀과 눈물로 뒤범벅된 채로 매일매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전담병원을 운영함으로써 코로나19 환자들의 병상 부족문제가 해소됐고 지역사회가 불안감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 점은 성과라고 평가받습니다.”

전담병원에는 확진자 중에서도 중환자, 혈액투석 환자 등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환자를 선별해 입원시키고 있다. 대부분이 중증 환자라 거동을 못하고 식사도 혼자 못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다.

“회복이 불가능해 보였던 에크모(체외산소공급장치) 환자가 기적적으로 회복됐을 때는 병동에서 의료진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환호했습니다. 최장기 입원 환자가 94일만에 무사히 퇴원하기도 했습니다. 헌신한 만큼 보람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암환자와 응급환자를 일상적으로 진료하면서 코로나19 환자까지 치료하는 상황이라 업무부하가 엄청나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전환되면서 생긴 유무형의 경제적 손실도 병원 스스로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장기전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인력조정을 통해 의료진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한 대책도 마련 중에 있다.

“1년째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면서 의료진들이 많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진료를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순간의 연속입니다. 그래도 참고 견디는 것은 환자에 대한 사랑과 사명감 말고는 달리 설명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끝까지 의료현장을 지키는 모든 의료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이 기회에 꼭 드리고 싶습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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