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버전 2 같다” 질의에 “저는 박범계 장관입니다”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의힘은 최근 검찰 인사를 둘러싼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간 갈등 의혹을 집중 질의했지만, 박 장관이 “월권이나 위법을 저지른 적이 없다”는 언급 외에 구체적인 상황이나 심정에 대해 즉답을 피하면서 사실상 ‘공회전’했다.
이날 오후 신 수석이 나흘간의 휴가에서 복귀, 자신의 거취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임하면서 외형적으로 갈등이 봉합된 상황이라 야당의 공세가 특히 김이 빠진 것으로 비친다.
박 장관 무대응에 법사위 공회전
야, 신현수 수석 복귀에 맥 빠져
전주혜, 조수진, 유상범 등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 대부분이 이날 박 장관을 향해 ‘지난 7일 검사장 인사에서 대통령 재가를 받았느냐’ ‘인사안 재가 시 누가 배석했느냐’ 등 소위 “대통령 패싱 의혹”을 제기하며 인사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을 물었다. 그러나 박 장관은 “인사 과정은 제가 소상히 말할 수 없다. 청와대 발표 내용으로 갈음하겠다”는 원론적인 대답을 반복하거나 아예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야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질의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계속해서 박 장관의 답변 태도를 계속해서 문제 삼았지만, 박 장관 답변 내용은 달라지지 않았다. 김 의원은 “국민들에 대해서 오만하기 짝이 없다. 국민들은 실상을 궁금해하고 있다. 그런데 답변을 안 하고 있다”고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건의했다.
그러나 여당 소속인 윤 위원장은 “지금까지 질문이 이를테면 언론 보도나 이런 데에 근거해서 불확실한 질문을 하니까 답변을 쉽게 하지 못하잖아요”라며 오히려 야당 위원들의 질의 내용을 문제 삼으며 박 장관을 옹호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백혜련 의원도 “청와대에서 (기존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는)브리핑을 했다. 그래서 박 장관 답변에 특별한 문제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박 장관은 신 수석과의 갈등설 등에 별도의 언급을 피하면서도 검찰 인사 진행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박 장관은 “언론에서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에 대한 얘기는 할 수 있지만, 핀셋처럼 보도하는 것은 범죄행위이며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검찰 인사의 위법성 등 본질적인 의혹보다는 다소 감정적인 신경전으로 번졌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박 장관을 향해 “추미애 전 장관이 동문서답식 답변이나 아예 질의에 답변하지 않는 태도를 가지고 질타가 많았는데, 박 장관은 추미애 버전2 같다”고 하자 박 장관은 “버전2 라고 하는데 저는 저 입니다. 박범계 장관은 박범계 장관입니다”라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민지형 기자 oasis@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