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동 지명의 뿌리’ 부산 하나뿐인 사직단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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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파괴된 부산 유일의 사직단이 6년여에 걸친 복원사업 끝에 지난 8일 준공됐다.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 위치한 사직단은 오는 3월 개방된다. 김경현 기자 view@

조선 시대부터 제사에 활용되다 일제강점기 시절 파괴된 부산 유일의 사직단이 6년여에 걸친 복원사업 끝에 마침내 제 모습을 찾았다.

부산 동래구청은 오는 3월부터 주민들을 대상으로 ‘동래사직단’을 개방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사직동 351-11번지 일대에서 표석으로만 남아있던 동래사직단은 동래구가 지난 2015년부터 32억 6600만 원을 들여 복원사업을 실시해 지난 8일 준공됐다.

복원 공사 6년 만에 제 모습
동래사직단, 내달 주민에 개방

사직단은 국가의 안정을 위해 토지신인 ‘사’(社)와 곡식신인 ‘직(稷)’에게 제사를 지내던 단이다. 왕의 조상신을 모신 사당인 종묘와 함께 ‘종묘사직’이라는 표현으로 흔히 쓰인다. 사직동이라는 지명 역시 이 곳에 설치된 사직단에서 유래해 해방 이후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때부터 사직단을 세워 제사를 지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각 지방마다 사직단이 세워져 전국에 340여 개가량이 건설되었으나 일본의 민족문화말살 정책, 한국전쟁 등을 겪으면서 전국적으로 10여 곳의 사직단이 남았다. 현재 서울 종로구에 있는 사직단은 국가 사적 제121호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으며, 전북 남원과 충북 보은, 경남 단성, 경남 창녕, 대구시 등에서 사직단을 복원해 문화재로 관리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시작된 동래사직단 복원 사업은 총 32억 66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진행됐다. 동래구는 지난 2019년까지 주민협의 등을 거쳐 지난해 1월 말부터 본격적인 공사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 8일 준공 완료된 사직단은 현재 마무리 공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동래사직단 복원은 사직3동 지역 주민들이 지난 2015년부터 주민자치회 활동을 통해 동래사직단 복원을 구청에 요구한 것에서 시작됐다. 지난 2019년에는 사직 1, 2, 3동 주민들이 모여 사직단 복원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구청과 협의 과정을 함께 해왔다.

동래구청은 오는 3월부터 공휴일 등을 제외하고 주민들에게 사직단을 매일 개방해 주민 휴게 공간과 역사문화 탐방코스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사직단의 역사적 의미를 기리기 위해 매년 9월 사직단에서 제사를 진행하고, 문화관광 해설 프로그램 등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래구 이정형 문화재 계장은 “이번 사직단 복원을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며 “지역명의 유래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사직단을 잘 보존해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탁경륜 기자 ta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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