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학생들 새로운 학습 환경 적응에 최우선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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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학 김해 내덕중 학교운영위원장

“학교운영위원회는 정치적 목적이 아닌 학생과 학교의 발전을 위해 순수한 마음을 가진 위원들이 많이 들어와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경남 김해 내덕중학교 안기학(54) 학교운영위원장. 그는 올해로 20여 년째 학교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경남의 970여 초·중·고교 운영위원장 가운데 최장기 학운위 위원장으로 꼽힌다. 교육전문가가 다 된 것이다.

올해 25년째로 경남 최장기 학운위장
학교 폭력, 법보다 사랑으로 감싸야
다문화가정 자녀 대안학교 운영이 꿈

안 위원장은 결혼도 하기 전인 1997년 3월 밀양 모 초등학교에서 그 학교 교사이자 대학 선배의 권유로 운영위원장을 맡아 활동하기 시작해 올해로 25년째가 됐다. 그는 “되돌아보면 아들 하나, 딸 둘 다 별 탈 없이 학교에 잘 다니고 있고, 장학금을 받았거나 학교 폭력에 연루됐던 학생들이 성인이 돼 그들로부터 감사 편지를 받았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경남에는 18개 시·군 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와 경남도 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가 구성돼 있지만 활성화가 되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2017년 김해시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장에 당선돼 봉사하기도 한 안 위원장은 “예산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은 데다 지방정치 진출을 노리고 개인 이력을 쌓으려는 위원이 많고, 학운위원장 간 단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 때문에 활성화가 되지 않고 있다”면서 “우선 예산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시대의 교육 방향과 관련해 그는 “집에서 온라인 학습활동이 많다 보니 학생 개인 의지와 사교육 지원 수준에 따라 학력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고 할 수 있다”면서 “따라서 교육당국은 디지털 격차를 해소함과 동시에 학생들이 새로운 학습 시스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보살피는 일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체육계와 가요계에서 학교 폭력 사태가 불거져 나와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데, 이같이 학교 폭력은 반드시 근절돼야 할 사회악으로 지적된다. 김해시교육지원청 학폭심의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질풍노도기에 있는 청소년들의 문제를 법에만 의존해 처리한다면 학폭의 후유증은 사라지지 않는다”면서 “전문가의 시각으로 바라보되, 있는 그대로 보고 사랑으로 감싸면서 변화의 기회를 줄 때 비로소 내면의 변화가 일어나 학폭이 사라지게 된다”고 귀띔했다.

경남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관련해 안 위원장은 “잦은 조직개편에 따른 피로감, 측근 기용, 특정 교직단체 인사 중용, 특정 대학 출신 우대가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하고 “능력과 성실성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인사가 필요하고, 방과후 자원봉사자 공무직 전환도 공개경쟁으로 채용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해에는 다문화가정이 많은데, 이들 자녀의 순조로운 조기 정착을 위해 대안학교를 설립해 운영하는 게 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글·사진=백남경 기자 nkbac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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