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재팬에 코로나까지… 부산 여객선사 “금융지원 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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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일본 대마도를 오가는 미래고속의 코비호. ‘노 재팬’ 불매운동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년 가까이 휴항 중이다. 부산일보DB

부산에서 일본을 오가는 국적 외항 여객선사들이 폐업 위기에 처했다며 금융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항국제여객선협의회는 “2019년 하반기 시작된 ‘노 재팬(No Japan)’ 불매운동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2년 가까이 운항이 중단돼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부산항을 이용하는 국제 여객선사들은 지난해 4월 이후부터 1년 가까이 승객 수송 실적이 0명으로, 휴항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2년 가까이 운항 중단 폐업 위기
지난해 4월부터 승객 수송 ‘0’명
자산 매각 등 생존전략도 한계
화물선사와 같은 금융지원 요구
해양공사 “현재 법상 불가능”
6월 시행령 개정 후 지원 준비

2일 부산항국제여객선협의회에 따르면 부산항을 이용하는 고속여객선사 6곳 중 2곳이 사실상 폐업 상태다. 일본 JR큐슈고속선이 운영하는 비틀 1·2·3호의 경우에도 일부 매각이 진행 중인 것으로 현지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JR큐슈고속은 기존 비틀호(승객정원 191명) 일부를 매각하고, 지난해 새로 건조한 ‘퀸비틀호’(정원 502명)를 향후 부산-후쿠오카 노선에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휴항 중인 국적 고속여객선사 3곳(대아고속해운·미래고속·스타라인)은 구조조정을 하거나 직원 무급휴직 등을 실시하며 여객선 운항이 재개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선사는 “자산 매각, 구조조정 등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유동성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버티기에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토로했다.

부산항국제여객선협의회는 외항 여객선사들에게도 화물선사와 같은 금융 지원을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선박매입 후 재대선, 선박 후순위 담보부 투자, 장기 저금리 운영자금 지원과 같은 실질적인 금융지원이 이뤄져야 국적 여객선사들이 더 이상 폐업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추연우 부산항국제여객선협의회 회장은 “정부 차원에서 코로나19 피해 기업을 위한 자금 지원을 하고 있지만, 국제 여객선사의 경우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 실질적인 자금 지원을 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한국해양진흥공사의 금융 지원은 외항 화물선사에 집중돼 있어 국제 여객선사들은 별다른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해양진흥공사 측은 "현재 법상으로 운영 자금에 대한 지원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는 6월 시행령 개정을 앞두고 이에 따른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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