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해운·조선 살릴 경제시장”… 박 “정권 폭주 제동 거는 선거”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김영춘·박형준 후보 필승 전략은

여야가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본선 후보자를 확정 지으면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 내년 3월 대선 전초전 성격인 만큼 여야 모두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다. 340만 부산시민을 이끄는 새 수장이 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김영춘·국민의힘 박형준 예비후보는 선거 30일을 앞두고 필승 전략을 수립하며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김영춘 후보
해수부 장관 경험 활용, 구체적 방안 제시
박 후보의 ‘15분 도시 공약’ 등 집중 검증
선대위 깜짝 인사 발탁·잠룡 화력 지원


■김영춘 가덕신공항 이어 해운·조선 부양

민주당이 ‘가덕신공항’ 카드를 꺼내들면서 부산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자 스스로 ‘가덕 김영춘’이라고 호까지 붙이며 결기를 다진 김 후보는 이제부터는 지역 경기 침체를 회복할 ‘경제시장’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는 7일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해양수산부 장관 경험을 적극 활용해 구체적인 해운·조선업 부흥 방안 등을 제시함으로써 시민들에게 부산의 경기 부양을 이끌 적임자라는 면모를 강조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부산 경제 상황은 심각하다. 따라서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경제 시장을 선출하는 선거다”면서 “그런 점에서 김영춘이 해수부를 이끌면서 반토막 난 해운업과 조선업을 살려낼 적임자라는 점을 충분히 알려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상대 후보와 치열한 정책 경쟁을 통해 준비된 후보임도 강조할 예정이다. 그는 그간 박 후보의 1호 공약인 ‘15분형 도시 계획’을 집중적으로 공격해왔다. 15분 도시의 핵심 내용인 어반루프를 두고 “그야말로 빌 공(空) 자 공약” “10년 이내에는 절대 성사되기 어려운 이야기인데 1년짜리 시장 선거에 나오면서 1호 공약으로 내세운다는 것은 조금은 한심하다” 등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 왔다. 김 후보는 앞으로도 후보 토론회를 통해 해당 공약의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박 후보가 제시한 부산 문화 활성화를 위한 정책인 독일의 ‘바덴바덴 페스티벌’ 유치를 비롯해 요즈마그룹 펀드 조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 공약 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부산이 발전하느냐 후퇴하느냐 명운이 달린 선거인 만큼 허무맹랑한 공약 등으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며 “박 후보 공약을 철저히 검증해 부산이 허황된 미래를 보고 달려가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야당으로 기울어진 민심 구도를 뒤집을 비장의 카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민주당 선대위로 전환될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지지율 반등을 노릴 만한 깜짝 인사를 발탁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중앙당 차원의 집중 지원사격은 물론 대선 잠룡들의 화력지원도 계속될 예정이다. 이번 선거가 대한민국 제2의 도시에서 차기 대선 전진기지를 구축한다는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올해만 5번 부산을 찾은 이낙연 대표, 민주당 부산시당 미래본부장을 맡은 이광재 의원 등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이들의 최근 행보가 이같은 해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후보는 사실상 이번이 세 번째 부산시장 도전이다. 앞서 두 차례의 기회를 놓친 그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고 대권을 향한 재도약을 이룰 수 있을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박형준 후보
민주당 원죄론 부각시키며 대세 굳히기
침체된 부산 변화 열망하는 중도층 공략
박성훈·이언주·하태경 등 ‘매머드급 캠프’



■박형준 ‘정권 심판론’으로 대세 굳히기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이번 선거가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시장의 성 비위 사건으로 치러지는 점을 부각하며 ‘민주당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판세를 굳히겠다는 태세다. 문재인 정권 4년, 오거돈 시정 3년에 대한 부산 시민들의 이반된 민심을 받아 안아 ‘정권 폭주에 제동을 거는 선거’로 이번 선거 프레임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7일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일로 치러지는 선거이자 253억 원의 국민 세금으로 치러진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헌을 개정하면서까지 후보자를 냈다”고 이번 보선을 초래한 ‘민주당 원죄론’을 재차 부각시켰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에 뛰어들면서 ‘내게 힘이 되는 시장’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우고 있다. 실용과 혁신을 강조해 침체된 부산의 변화를 열망하는 중도층 표심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는 계기가 될 부울경 메가시티 구축 △남부권 물류허브 기능의 경제 공항인 가덕신공항 △일자리와 기업이 몰리는 최고의 산학협력도시 △시민의 삶과 환경까지 살리는 15분 도시 조성 등 혁신적인 미래 비전이 담긴 정책 공약으로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국정원 불법 사찰 의혹 등 박 후보를 겨냥한 민주당의 공세에는 ‘미래’를 강조하며 맞선다. 또 여권의 가덕신공항 이슈 몰이에는 ‘정치 공항’이 아닌 ‘경제 공항’에 방점을 두고 정면돌파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23년 만에 진보 진영에 부산 지방권력을 내준 보수 진영도 박 후보의 승리를 위해 ‘매머드급 통합 캠프’ 구성에 나서는 등 결의를 다지고 있다.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과 이언주 전 의원이 공동 선대본부장을 맡아 ‘원팀’ 진용을 이미 갖췄다. 하태경 국민의힘 부산시당 위원장은 총괄본부장을 맡고, 공동수석대변인에는 김희곤·황보승희 국회의원이 선임됐다. 김형오·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원로그룹은 경선기간부터 박 후보를 지원 중이다. 이에 더해 같은 당 김태호 김기현 의원과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 영남 지지 기반이 탄탄한 당 안팎 인사들도 박 후보의 부산 선거 지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혀 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는 분열된 진영 싸움, 갈등 조장이 사라진 통합의 장이 돼야 한다”며 “부산의 미래를 바라보는 세력이 과거에 매몰된 세력에게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는 선거로 만들겠다”고 선거 필승을 다짐했다.

박태우·이은철 기자 wideney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