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물고문 사망케한 이모, 알고보니 '군산 아내 살인사건' 범인 딸

이정숙 부산닷컴 기자 js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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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왼쪽)와 이모부가 지난달 17일 오후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과 용인동부경찰서는 숨진 A양의 이모와 이모부를 살인과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열 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왼쪽)와 이모부가 지난달 17일 오후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과 용인동부경찰서는 숨진 A양의 이모와 이모부를 살인과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10살된 조카를 심하게 학대하고 '물고문'을 해 숨지게 한 용인의 이모는 지난 2019년 '살인과 성폭행 등 범죄를 일삼은 아버지를 엄벌에 처해달라'는 청와대 청원글을 올렸던 청원인으로 밝혀졌다.

14일 뉴스1은 지난 2019년 8월 "군산 아내 살인사건 피의자 딸입니다. 저희 아버지의 살인을 밝혀 응당한 벌을 받게 도와주세요"라는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 쓴 청원자가 지난달 8일 경기 용인시에서 조카를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이모 A씨라고 보도했다.

A씨(30대)는 당시 청원에서 자신의 아버지는 부녀자 성폭행을 6차례나 저질렀고, 여성편력이 심했으며 어린 아이와 여성에 대한 폭력성 또한 심각했다고 밝혔다.

또 아버지는 5번째로 맞은 아내를 혼인신고 8개월만에 무자비하게 때려 살해하고도 법정에서 '(아내가)혼자 걷다가 넘어져 죽었다'는 등 혐의를 부인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제2의 피해자가 생길수 있다'며 자신의 아버지가 응당한 벌을 받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어린시절 아버지로부터 모진 학대를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어린시절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끔찍함 그 자체였다며 자신의 아버지를 '피를 보면 더 희열을 느끼는 악마'라고 표현했다.

A씨는 방송에도 출연해 아버지의 만행을 알리고 엄벌을 탄원했다. 이후 아버지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열 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30대 이모가 지난 2019년 자신의 아버지를 엄벌에 처해달라며 올린 청와대 청원 글. 열 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30대 이모가 지난 2019년 자신의 아버지를 엄벌에 처해달라며 올린 청와대 청원 글.

살인자 아버지에 대한 엄벌 청원 1년 6개월 후 A씨는 '학대 살인' 가해자가 됐다.

A씨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2월 8일까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조카인 B양을 심하게 폭행하고 화장실에서 손발을 빨랫줄과 비닐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여러 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14차례에 걸쳐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남편과 함께 지난 7일 구속기소됐다.

A씨 부부는 '물고문'에 앞서 3시간 가량 플라스틱 파리채 등으로 B양을 마구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은 B 양에게 자신들이 키우던 개의 똥을 강제로 핥게하는 등 끔찍하고 엽기적인 학대를 가하면서 이 과정을 여러 차례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었고 수사기관은 이렇게 찍힌 사진, 동영상을 확실한 증거로 확보했다.

국과수 부검 결과 숨진 조카의 사인은 '속발성 쇼크 및 익사'였다. 조카의 목, 몸통, 엉덩이, 다리 등 전신에서 광범위한 피하 출혈이 있었고, 왼쪽 갈비뼈는 부러진 상태였다. 식도에서는 치아가 발견됐다.

무속인이었던 A씨가 조카인 B양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데다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자 "귀신이 들렸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A씨 부부가 B양이 숨지기 전 한 물고문도 '귀신을 쫓기 위한 의식'으로 추정했다.

이정숙 부산닷컴 기자 js0216@busan.com


이정숙 부산닷컴 기자 js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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