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업인의 자부심 높일 원양역사관 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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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양산업노조 박진동 위원장

원양산업노조 박진동 위원장이 원양역사관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원양산업노조 제공

“원양어업인들은 국가 발전의 시초였지만 지금은 많이 위축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원양어업인의 자부심을 드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입니다. 그 중 첫 번째는 원양역사관입니다.”

전국원양산업노동조합 제16대 노조위원장으로 박진동 신임위원장이 최근 선출됐다. 박 위원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0년간 원양어선에 승선한 뒤 노조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원양산업 시작이자 중심지 부산
70년 역사 기리는 곳 없어 아쉬움
아직도 어업생산량의 30% 차지
첨단 어업 책임질 청년 부족 고민

지난 18일 부산 서구 원양선원회관 전국원양산업노동조합에서 만난 박 위원장은 ‘자부심’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언급했다. 70년이 넘은 원양 산업은 부산은 물론 우리나라 국가 산업 발전의 근간이었다. 하지만 파독 광부나 간호사에 비해 주목과 인정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박 위원장은 “원양어업인들은 자신을 선원이라고 부르지 않고 마도로스라고 부르는데 그만큼 자부심이 대단했다는 뜻”이라며 “과거에는 좋은 미래를 보장하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그 위상이 많이 줄어들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때 900척 가까이 되던 원양어선은 현재는 3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여전히 원양산업은 우리 나라의 중요 산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나라 어업생산량의 30% 이상은 원양어업에서 나오고 원양어업을 통해 얻어지는 수산물은 우리나라의 중요 식량자원이기도 하다”며 “원양은 토지가 부족한 우리의 약점을 극복할 소중한 자원”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원양역사관’을 임기 중에 추진할 계획이다. 원양산업의 중심이자 시작인 부산이지만 과거 원양산업의 역사를 기리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원양역사관은 ‘마로도스’들이 서로 교류하며 앞으로의 비전을 찾기 위한 공간으로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박 위원장은 기대하고 있다.

한때 원양역사관은 거의 성사 직전에 간 적이 있었지만 비용 등을 이유로 무산이 됐다. 박 위원장은 “원양산업의 역사가 70년이 지났는데 시간이 더 지나가면 원양어업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지도 모른다”며 “한국 원양어업의 역사는 1957년 6월 29일 지남호가 부산항 1부두에서 인도양으로 참치 시험조업을 위해 출항하면서부터니 부산에 역사관을 만드는 것은 매우 당연하다”고 역사관 건립에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원양어업계는 젊은 선원 부족을 향후 원양어업 자체를 위협할 문제로 보고 있다. 이대로라면 첨단화되는 원양어업을 감당할 인재들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박 위원장은 청년이 찾는 원양어선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려 중이다. 박 위원장은 “젊은 청년들이 왜 원양어선에서 내리는지 무엇이 더 필요한지에 대한 많은 목소리를 듣고 싶다”며 “임금 체계의 개편, 복지 향상 등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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