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5세 이상 AZ백신 접종 시작, 당국 '불신' 해소 진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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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만 65세 이상 환자·종사자를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3일부터 시작됐다. 6월 영국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도 청와대 관계자 9명과 함께 AZ백신 1차 접종을 한 뒤 “전혀 문제가 없는데”라면서 참모회의를 주재했다고 한다. 최은화(서울대 의대 교수) 예방접종전문위원장 등 보건·감염병 전문가들은 “AZ백신과 혈전 생성 간에 연관성이 없다”면서 “접종을 통해 얻는 이득이 부작용의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도 “AZ백신이 사망을 줄일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다”면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접종 이득, 부작용 위험보다 훨씬 커”
사회 지도층이 분위기 조성에 나서야

전문가 집단에 의해 백신 안전성이 검증된 만큼 막연한 불안감으로 접종 순서를 미루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백신에 대한 낮은 신뢰도는 접종 속도와 집단면역 목표를 늦추기 때문이다. 실제로 65세 이상 접종 동의율은 요양병원이 75.2%로 65세 미만 대상자 접종 동의율 92.8%보다 17%포인트 낮다. 요양시설 등의 동의율도 78.9%에 그쳤다. 특히, 대구 지역은 동의율이 요양병원 62.2%(77곳·1만673명), 고위험 시설 61%(138곳·6465명)로 떨어져 큰 불신을 보이고 있다. 백신에 대한 이런 불안감은 정부가 접종자의 혈전 발생을 5일간이나 숨기다가 뒤늦게 공개하면서 자초한 측면이 크다.

AZ백신 불신이 계속 커지면 당초 목표한 11월 집단면역 형성과 일상으로의 복귀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방역당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23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전날보다 60여 명 줄면서 지난 16일(363명) 이후 1주일 만에 300명대로 내려왔지만, 확산세가 꺾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봄철 꽃구경에 나선 시민들의 이동량 증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4차 대유행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주 신규 확진자의 28.5%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n차 감염이다. 부산에서도 해운대구 백향목교회에서 8명, 부산공동어시장에서 22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특히 전파력이 높은 영국 변이바이러스가 부산·울산을 중심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야 확산세를 잡을 수 있다.

백신 접종은 11월 집단면역을 달성하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국회의원 등 사회 지도층이 앞장서서 접종하고, SNS를 통해 인증샷을 올리는 등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백신 휴가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 사소한 부작용이라도 투명하고 빠르게 공개해 불신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 AZ·화이자 백신 외에도 집단 면역에 필요한 인구(3627만 명) 접종에 충분한 백신 물량을 확보하는 것도 서둘러야 한다. 국민이 백신 접종을 위해 과감하게 소매를 걷어 올리게 하는 신뢰는 정부의 노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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