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마리나 ‘국평’ 17억 팔렸다…평당 5000만 원 넘어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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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국평’ 최고 거래가
매수인은 홍콩인으로 알려져




최근 부산 해운대구 우동 경남마리나 107㎡ 면적의 아파트가 17억 원에 거래됐다. 왼쪽 요트경기장 뒤쪽에 위치한 경남마리나. 부산일보 DB 최근 부산 해운대구 우동 경남마리나 107㎡ 면적의 아파트가 17억 원에 거래됐다. 왼쪽 요트경기장 뒤쪽에 위치한 경남마리나. 부산일보 DB

부산에서 처음으로 ‘국평’(국민평형·전용면적 84㎡ 안팎) 기준 3.3㎡(평)당 5000만 원 넘게 거래된 아파트가 나왔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경남마리나 107㎡(32.4평·전용면적 84.9㎡) 가구의 실거래가가 무려 17억 원을 기록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이 술렁인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남마리나 7층 107㎡ 면적의 가구는 지난달 18일 17억 원에 거래됐다.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구매자는 홍콩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서 ‘국평’ 이 16억 원 이상 거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비치아파트) 111㎡가 올 2월 4일 15억 7000만 원에 거래돼 처음으로 15억 원을 넘긴 이후 한 달여 만에 최고가를 훌쩍 경신했다.

3.3㎡당 거래가격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번에 거래된 경남마리나의 3.3㎡당 거래가격은 5246만 원에 달한다. 부산에서 3.3㎡당 거래가격 기준으로 그동안 가장 높게 거래된 아파트는 수영구 삼익비치타운이다. 지난해 11월 삼익비치타운 55㎡(16.7평)가 9억 1000만원에 거래돼 3.3㎡당 5435만 원을 기록했고, 이번 경남마리나가 두 번째로 높다. 삼익비치의 경우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아온 것을 고려하면, 부동산 업계에선 경남마리나의 이번 신고가 경신을 다소 이례적으로 받아들인다.

1996년 입주한 이 아파트는 최고 15층, 8개 동에 624가구가 거주한다. 이곳은 인근 대우마리나 1, 2, 3차와 함께 재건축 움직임이 있는 곳이지만 아파트 연령은 해운대그린시티(해운대신시가지) 아파트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29일 기준 경남마리나 107㎡의 시세는 10억 2000만~11억 2000만 원이다. 직전 거래와 비교해서는 거래 가격이 2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12월 같은 면적 12층이 7억 5600만 원에 거래됐다. 다만 지난해 9월 11억 원에 신고됐다가 계약이 취소된 적이 있고, 최근 이 아파트 15층이 12억 5000만 원에 낙찰된 바 있다. 지난해 11월 해운대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이후 거래는 거의 끊긴 상황이고, 매물은 11일 현재 1층의 경우 13억 5000만 원, 중고층은 15억~16억 원에 일부 나와 있다.

우동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장은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팔려 다들 놀라는 분위기”라면서도 “경남마리나는 해강초등학교를 끼고 있는 데다 이번에 팔린 단지의 경우 광안대교를 바라보는 경관뷰가 좋고, 향후 재개발도 추진되기 때문에 미래 가치에 투자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 초 삼익비치에 이은 경남마리나의 신고가 경신이 지역 부동산 시장의 대세 상승으로 다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계속되면서 최근 아파트 거래는 뚝 끊겼지만, 매매가는 내려가지 않고 시장은 버티는 분위기다. 여기에 해운대, 수영, 강서구 등 부산 곳곳에서 신고가 거래가 나오면서 주변 아파트 매물과 시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혜신 솔렉스마케팅 부산지사장은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다주택자들은 집을 급히 내놓지 않고 토해내야 할 세금까지 고려해 매물에 반영하고 있다”면서 “부동산 정책 실패로 민심을 잃은 정부가 이번 부산·서울시장 선거에서 참패한 이후에도 규제 일변도의 강공 정책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에 아파트 소유주와 투자자들은 가격 상승을 더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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