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국내주식 매도 줄인다…“순매수 전환은 어려워”
최근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계속 매도하면서 일각에서 매도를 자제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에 대한 전략적 투자 범위를 다소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에 대한 기계적인 매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9일 회의를 열고 국민연금기금의 국내주식 목표비중 유지규칙(리밸런싱)을 변경했다.
올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보유 목표 비율은 16.8%이며 이 목표에서 이탈이 허용되는 범위는 ±5%포인트다. ±5%포인트는 ‘전략적 자산배분’이 ±2%포인트, ‘전술적 자산배분’이 ±3%포인트다.
기금위는 이날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범위를 지금보다 ±1%포인트 확대한 ±3%포인트로 조정했다. 전체 이탈 허용범위는 ±5%포인트로 유지하기 때문에 전술적 자산배분 허용범위는 ±2%포인트로 축소됐다.
전략적 자산배분은 자산시장의 가격변동에 의한 목표 비율 이탈을 허용하는 것이고 전술적 자산배분은 펀드매니저가 추가 수익을 내기 위해 전략적으로 범위를 이탈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기금위는 “국내주식의 투자 허용범위가 다른 자산군에 비해 좁게 설정돼 있고 최근 3년간 허용범위 이탈 빈도와 규모가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4개월 연속 허용범위 상단을 이탈한 점 등을 고려해 허용범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범위가 확대됐지만 올해 말 국내주식 투자 목표비중은 ‘16.8%±5%’로 변동이 없다. 이 때문에 국내주식에 대한 국민연금의 투자 총량이 늘어나는 효과는 없다.
그러나 전략적 자산배분 목표에 의해 기계적으로 생기는 매도 물량은 줄어들 수 있다.
기금위는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범위 확대는 국민연금의 주식 추가 매입이나 즉각적인 매도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는 국민연금의 연속적인 매도세를 기계적 매도라고 비판해 온 개인투자자들의 압력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51거래일 연속으로 증시에서 순매도했는데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셌다. 1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21.0%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순매수로 전환하기는 어렵지만 순매도를 줄이는 효과는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