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부지에 학교 대신 주차장 만드는 일광신도시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 기장군 일광신도시 고등학교 예정 부지에 공영주차장 조성이 추진되면서 주민 반발이 거세다. 주차난 해소를 위해 부산시교육청 소유 부지를 임시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지만, 주민들은 학교 건립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기장군청은 기장군 일광면 삼성리 762번지에 임시 공영주차장을 만들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고등학교 예정 부지 1만 5000㎡에 400대 이상을 수용하는 주차장 조성이 목표다. 부산시교육청과 협의해 부지는 무상으로 사용한다.

고교 부지에 400대 수용 주차장
기장군 “주차난 해소 임시방편”
시 교육청 “학교 짓기 전까지만”
주민 “주차장보다 학교가 시급”


학교 부지에 추진되는 공영주차장은 심각한 일광신도시 주차난이 반영된 단면이다. 일광신도시는 공영·민간 주차장 부지가 부족한 데다 아파트와 상가 신축에 따른 공사 차량 불법 주정차도 만연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리 846번지 683㎡ 이외에는 확보된 공영주차장 부지도 없는 실정이다.

기장군청 전승표 교통지도팀장은 “신도시 조성 당시 주차장 부지를 별도로 확보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없었다”며 “주차 민원이 많아 임시방편으로 학교 부지 사용을 요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고등학교 건립이 시급하다며 공영주차장 조성에 반발한다. 주차장이 들어서면 고등학교 추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주차장은 먼지와 소음이 많고, 아이들 안전을 위협한다’며 고등학교 유치에 힘을 써달라고 부산시교육청과 기장군청에 요청한 상황이다. 일광신도시 학생이 다니는 일광중은 3월 기준 3학년 44명, 2학년 59명, 1학년 215명이다. 3년만 지나면 200명이 넘는 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하지만 부산시교육청은 아직 교육부에 학교 신설을 요청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가칭 일광고 신설을 위한 컨설팅을 받았지만,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할 조건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부산시교육청 지원과 배가령 주무관은 “기장고, 장안고, 장안제일고 등 학교 분산 배치 수요와 신도시 개발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학교 신설을 추진할 것”이라며 “부산남고처럼 다른 지역 고교를 이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은 ‘부지 대여로 학교 건립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는다’며 학교가 세워지기 전까지만 부지를 빌려준다는 입장이다. 배 주무관은 “주차장을 임시로 운영한다고 해서 학교 건립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는다”며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공사를 시작하려면 적어도 3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 부지를 빌려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장군청도 학교 건립 전까지만 공영주차장을 운영하고, 부지도 그대로 복구해 반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승표 교통지도팀장은 “학교 설립 인가를 받으면 착공 전에 당연히 부지를 반납하게 될 것”이라며 “학교 운동장으로 조성될 부지라 아스팔트 포장 없이 로프로 주차면을 구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사 차량이 불법 주정차를 하면 오히려 안전에 더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