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오염 금련산 구리광산 ‘폐광 절차’ 안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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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이상의 중금속 성분이 검출된 부산 금련산 구리광산(부산일보 4월 21일 자 1·6면 보도)이 법정 폐광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수십 년간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구리광산처럼 폐광 절차를 밟지 않은 광산이 부산에만 최소 20여 곳이 더 있는 것으로 추정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인다.

‘광해방지사업’ 대상서 제외
수십 년간 오염 구역 방치
공단, 뒤늦게 실태 조사 밝혀
지역 미등록 폐광 20곳 넘어
부산시, 전수조사 등 대응 불구
정확한 위치 파악 어려워 ‘난관’

25일 한국광해관리공단에 따르면 금련산 A광산은 폐광 직후 진행해야 하는 ‘광해방지사업’ 대상에서 줄곧 제외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지역 폐광산 중 광해정보통합관리시스템에 등록돼 광해방지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곳은 모두 18곳이다. 기장군이 7곳으로 가장 많고 강서구 3곳, 사상·사하구 2곳 등의 순이다. 그러나 수영구 망미동에 있는 금련산 A광산은 광해정보통합관리시스템 폐광 목록에 없어 광해방지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해방지사업은 갱내수 유출, 광물찌꺼기 유실 등을 막고 광산 채굴로 인해 오염된 구역을 복구하는 조치다. 광업권자 등 광해방지의무자는 광산피해방지법에 따라 폐광 이후 이 사업을 벌여야 한다. A광산처럼 오래전 만들어져 광업권자가 명확하지 않은 곳은 광해관리공단이 5년마다 실태조사를 벌여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A광산은 사실상 폐광된 지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공단이나 지자체 등 누구도 오염도 조사나 광해방지사업을 한 기록이 없다. 공단 관계자는 “A광산은 폐광 시기가 불명확한 원인자 불명 폐광산으로 지금까지 광해방지사업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면서 “다음 달쯤부터 A광산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부산에는 A광산처럼 광해방지사업이 이뤄지지 않은 폐광산이 상당수 더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의 ‘2020년 폐광산 환경오염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파악된 부산지역 광산은 모두 44곳이다. 모두 채굴이 중단된 광산들로, 광해정보통합관리시스템에 등록된 폐광산보다 26곳이 더 많다. 부산 곳곳에 폐광산이 중금속 오염 우려를 안고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폐광산 환경오염도 조사에 나온 44개의 폐광산은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기록과 문헌을 토대로 파악한 것이지만 정확한 위치까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추가 조사 등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방치된 20여 곳의 정확한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해 당장 손쓸 방법이 많지 않다.

시 맑은물정책과 관계자는 “44개의 광산이 정확히 어디에서 나온 기록인지, 믿을 만한 수치인지 확인할 예정”이라면서 “광해관리공단과 협력해 빠른 시일 내에 부산 광산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승훈·남형욱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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