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분양 기약 없는 ‘온천4구역’, 일단 착공…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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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구 온천4구역을 재개발해 건립하는 '래미안 포레스티지' 조감도. 삼성물산 제공 부산 동래구 온천4구역을 재개발해 건립하는 '래미안 포레스티지' 조감도. 삼성물산 제공

올해 전국 분양시장 최대어로 관심을 모으는 부산 동래구 온천4구역(래미안 포레스티지)이 일단 일반 분양을 미루고 착공에 먼저 들어갔다.

온천4구역 재개발조합은 최근 동래구청으로부터 착공 승인을 받아 지난 26일 착공에 들어갔다고 27일 밝혔다. 대규모 아파트 개발 사업의 경우 HUG(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분양 보증을 받고 착공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HUG와 일반 분양가 산정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온천4구역 조합은 SGI서울보증으로부터 보험증권을 발급받아 공사에 착수했다.

신귀철 온천4구역 조합장은 “일반분양가를 정하고 공사에 착수해야 하지만, 분양가 산정때문에 착공을 무한정 늦출수도 없어 일단 착공부터 하기로 했다”면서 “37개월간의 공사를 거쳐 2024년 6월 초 입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초기 공사비는 일단 조합원 분양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다.


HUG와 분양가 산정 놓고 이견

초기 공사비, 조합원 분양 ‘충당’

3년간 공사 2024년 6월 입주 계획

조합 “내달 말 분양가 재심사 요청”


온천4구역 래미안 포레스티지는 삼성물산이 래미안 브랜드를 단독으로 내걸고 시공하는 4000여 가구의 초대형 아파트단지로, 일반 분양 시기와 분양가 산정을 두고 전국적인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올 초부터 부산 등 대도시의 경우 HUG의 새로운 고분양가 심사제도가 적용됐는데, HUG와 조합이 분양가 산정에 큰 이견을 보여 일반 분양이 늦어지고 있다.

지난달 온천4구역 조합은 3.3㎡당 1900만 원대의 일반 분양가를 신청했지만, HUG는 3.3㎡당 1628만 원의 분양가를 제시해 조합은 분양 연기 결정을 내렸다. 조합이 예상한 3.3㎡당 1800만 원대의 분양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조합 측은 아파트 고급화를 위한 1000억 원에 달하는 추가 공사비용과 국·공유지 매입 추가 비용 수백억 원 등이 분양가 산정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HUG의 분양가 재심사는 첫 심사 결정 2개월 이후 가능한 만큼, 조합은 새롭게 분양가를 산출해 다음달 달 말 HUG에 재심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조합 측은 지난 심사때보다는 일반 분양가를 조금 낮출 예정이다. 그러나 재심사때도 일반 분양가의 접점을 찾지 못하면, 일반 분양은 자칫 해를 넘길 수 있다.

조합 측에선 HUG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온천2구역(동래래미안아이파크)을 ‘분양사업장’ 비교 대상지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는데, 온천2구역이 올해 말 입주해 ‘준공사업장’이 되면 온천2구역보다 분양가가 높았던 명륜2구역(명륜힐스테이트)이 ‘분양사업장’ 비교 대상지가 돼 분양가를 더 높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투명한 분양가 산정 원칙을 내세우고 민간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HUG는 고분양가 심사제도를 개정했지만, 정작 부산은 물론 인천 등 전국의 정비사업장에선 “일관된 기준도 없고 투명하지도 않다”고 반발이 거세다. 새롭게 개정된 고분양가 심사제도는 주변 분양단지, 시세와 연동해 분양단지와 신축이 많은 대구 수성구 등에선 분양가가 크게 올랐지만, 반대로 구축이 밀집한 부산과 인천 등에선 조합원의 기대보다 훨씬 낮은 분양가가 책정되고 있다. 실제로 인천 ‘부평4구역(부평역 해링턴플레이스)’ 재개발조합도 최근 조합이 기대한 금액보다 3.3㎡당 300만 원 가량 낮은 분양가를 HUG로부터 제시받고 분양 연기 결정을 내렸다

신 조합장은 “주변에 재개발·재건축지가 없는 지역은 개정된 고분양가 심사제도가 불합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만큼, 심사제도의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분양가를 산정하는 주변지역 주택가격 변동률도 기존의 한국부동산원 시세를 고집하는 것보단 KB시세도 함께 적용하는 등의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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