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한 살 순수한 청년 연기, 첫 연애편지 쓸 때가 떠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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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신 배우 강하늘(32)이 영화마을 나들이에 나선다. 28일 개봉한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들고서다. 이 영화는 2017년 ‘기억의 밤’ 개봉을 앞두고 군에 입대했던 그가 전역 후 처음 선보이는 스크린 복귀작이다. 이 작품에서 서툴지만 순수한 청춘의 얼굴을 섬세하게 펼쳐냈다. 이번 영화 촬영을 고향에서 오래 진행해 행복했다는 강하늘을 온라인 화상으로 만났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 주연 강하늘“고향 부산에서 오래 촬영해 행복”

강하늘이 그린 스물한 살 영호는 푸르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감성이 마음에 가득한 청춘이다. 삼수생인 영호는 어느 날 추억 속 친구 소영을 떠올린 뒤 부산에 있는 그에게 편지 한 통을 보낸다. 영호가 우체통 앞에 서서 편지를 보낼까 말까 고민하거나, 답장을 받고 환한 웃음을 짓는 모습은 막연하지만 설레는 기다림을 반복했던 그 시절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전작인 영화 ‘스물’과 ‘쎄씨봉’ ‘청년경찰’ 등에서 싱그럽고 순박한 청춘을 그렸던 강하늘은 이번에도 자신의 색깔을 녹인 청년 캐릭터를 정교하게 빚어냈다. 강하늘은 “영호 캐릭터에 많은 부분이 비어 있어 조금씩 채워갔다”며 “보통 주어진 캐릭터처럼 보이려고 노력했었는데, 이번에는 영호라는 인물에 강하늘이란 사람을 넣어보려고 했다”고 회상했다.

200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엔 아날로그 감성이 짙게 깔려 있다. 두 청춘이 주고받는 편지뿐 아니라 수작업을 하는 가죽 공방과 손때 묻은 책이 즐비한 헌책방, 옛 노래가 흐르는 LP 등이 그렇다. 이 영화의 소품인 손편지를 직접 썼다는 강하늘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첫 연애편지를 쓸 때가 떠올랐다”며 “대본을 읽을 때부터 그때의 설렘과 기대감을 다시 한번 생각해봤다. 조금씩 감정이 마음에 쌓이더라”고 말했다.

‘비 내리는 12월 31일’에 소영을 만나기로 한 영호가 매년 우산을 들고 약속 장소를 찾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강하늘은 “실제로 제가 기다린다면 어떤 감정의 변화가 생길지 많이 고민했다”고 했다. “매년 기다리기만 하는 영호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어요. 저는 부산 사람이라 그런지 뭐든 확실히 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사랑이나 인간 관계에선 더 그런 편이죠.”

2007년 드라마 ‘산 넘어 남촌에는’으로 연예계에 입문한 강하늘은 올해로 데뷔 15년을 맞이했다. 부산 대연동에서 보낸 어린 시절이 연기의 자양분이라는 강하늘은 “이번 작품을 부산에서 오래 촬영해 힘을 많이 얻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작품은 약 2주 간 기장의 임랑해수욕장과 영도의 카페, 부산진구 부전역, 동구 초량의 사진관, 사하구 감천동과 중구 산복도로, 수영구 수영터널 등에서 촬영했다. 강하늘은 “고향은 언제 가도 반갑고 너무 좋은 곳”이라며 “고향 배경 작품에도 많이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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