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유족, 축구장 5개 규모 ‘해운대 장산 임야’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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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이 기부한 부산 해운대구 우동 산2번지 일대. 해운대구청 제공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이 부산 해운대구 장산 임야를 해운대구청에 기부했다.

해운대구청은 이 회장 유족에게서 해운대구 우동 산2번지 토지 3만 8000㎡를 기부받았다고 29일 밝혔다. 해당 토지는 장산산림욕장과 장산계곡이 있는 임야로 축구장 5개 크기 면적이다. 공시지가는 1억 4700만 원, 시가 7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등기 접수가 이뤄진 29일 공식적으로 토지가 구청 소유가 됐다”고 밝혔다.

‘산과 숲 보호’ 힘 보태고자 결정
산림욕장 있는 곳, 시가 7억 원
해운대구청 ‘산지로 보존’ 계획

이 회장 유족 측은 해운대구청이 장산을 보존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인 사실을 파악하고, 산림 보존에 힘을 보태고자 기부를 결정했다. 해운대구청은 그 뜻을 살려 기부받은 토지를 산지로 보존할 계획이다. 해당 토지는 소나무가 울창하게 자라는 데다 산책로와 벤치 등 주민 편의시설이 조성돼 공익적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장산 임야 기부는 전날 이 회장 유족 측이 발표한 기부 계획과 별개로 진행된 사례다. 이 회장 유족 측은 지난 28일 감염병 예방과 어린이 암 환자 치료 등 의료 공헌, 미술품 기증 등 총 4조 원대 기부를 실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기부 계획에는 이 회장이 1992년 2월부터 소유한 장산 임야를 기부하는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해운대구청은 장산 임야 기부 추진을 위해 공유재산 심의와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계획안 심의 등의 절차를 빠르게 진행했다. 해운대구의회도 이 회장 유족 측 기부 뜻에 공감해 기부채납 심의만을 위한 임시회를 열었다.

해운대구청은 이번 기부를 계기로 장산의 보존 가치가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한다. 미래 세대까지 장산을 보전·관리할 수 있는 이른바 ‘장산 공유화 운동’이 확산하기를 바란다. 장산 공유화 운동은 자발적인 시민 기부로 보존 가치가 높은 장산 산림을 지키는 시민 환경 운동을 뜻한다. 해운대구청은 현재 장산 구립공원 지정도 추진하는 상황이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토지를 기부해 준 이 회장 유족에게 감사드린다”며 “미래 세대를 위해 생태계와 산림 보존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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