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실종 의대생의 아버지 "영원히 안 봐도 좋으니 살아만 있어줘"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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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화면 캡처 MBC 뉴스화면 캡처

한밤중 서울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던 의대생이 엿새째 실종 중이다. 아들을 찾는 아버지의 애끊는 절규에 누리꾼들은 실종자의 무사 귀환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중앙대 의과대학 본과 1학년 학생인 손정민(21·남) 씨는 지난 25일 오전 3∼5시께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후 연락이 끊겼다. 안타깝게도 30일 오전까지 손 씨가 찍힌 CCTV도 그를 봤다는 목격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집 앞 한강공원에 간 손 씨는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새벽 2시께까지 현장에서 동성 친구 A 씨와 술을 마신 뒤 잠이 든 것으로 전해졌다. 손 씨는 새벽 1시30분까지 어머니와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 받았으며 SNS에 춤추는 동영상도 올렸다. 이후 술에 취한 손 씨는 A 씨와 함께 그대로 잠이 들었고, 이후 A 씨가 잠이 깼을 때도 손 씨는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

손 씨 아버지에 따르면 친구 A 씨는 이날 오전 3시 30분쯤 A 씨 어머니에게 전화해 "정민이가 잠이 들었는데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A 씨 어머니는 "그래도 깨워서 같이 가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A 씨의 어머니는 A 씨가 오전 4시30분께 홀로 집으로 돌아오자 손 씨에 대해 물었다. A 씨는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고, 이에 A 씨와 A 씨 어머니는 다시 한강공원으로 손 씨를 찾으러 나갔다. 그러나 손 씨를 찾을 수 없었던 두 사람은 결국 손 씨의 어머니에게 전화해 이 사실을 알렸다.

손 씨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전화를 했지만, 손 씨의 휴대폰은 A 씨에게 있었다. A 씨도 자신이 왜 손 씨의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른다고 했다.

A 씨의 휴대전화의 신호는 강북의 수상택시 승강장에서 잡혔지만, 손 씨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이다.

경찰과 손 씨의 아버지는 A 씨가 술에 취해 손 씨의 휴대전화를 실수로 들고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 씨 본인의 휴대전화는 발견되지 않아 취한 상태에서 둘의 전화가 바뀌었을 개연성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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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씨의 아버지는 M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들보다 친구처럼 지내고 싶었다. 정말 거리낌 없는 부자가 되고자 노력했고 의지도 많이 했다"며 "(아이 찾으러) 돌아다니다 힘드니까 (집에) 들어오면 잠은 또 잔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자도 되나? 애가 어디 누워 있으면 정말 추울 텐데 내가 이렇게 자도 되나?"라며 애끊는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사실 저는 영원히 안 봐도 좋으니 살아만 있으면 좋겠다. 평생 안보더라도, 살아있다면 그건 정말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눈물을 흘렸다.

손 씨는 고등학교 재학시절에는 EBS 장학퀴즈에 나가 왕중왕전 준우승을 차지했고, 서울 중앙대 의대에 진학한 수재로 알려졌다.

서울 소재 여러 대학의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손 씨를 찾는 전단지 등이 게시됐다. 손 씨의 경기고 동창 부모 등 강남권 학부모들과 중앙대 의대 학생회에서도 25일 이후 손 씨를 보거나 연락된 사람이 있는지 찾고 있다. 손 씨의 부모도 블로그 등에 글을 올리며 25일 새벽 반포한강공원에서 아들을 목격한 시민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m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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