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데이터도시 부산” 나경원 “신공항 챙기겠다” 주호영 “자중지란 빠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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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 텃밭 민심·당심 잡기 사활

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홍문표, 주호영, 조경태, 나경원 후보. 정종회 기자 jjh@

“부산이 데이터가 드나들고 저장되는 데이터 관문도시가 될 것.”(이준석)

“가덕신공항을 챙겨 부울경의 망가진 자존심을 세우겠다.”(나경원)

“유익한 바람 돼야지 간판을 떨어뜨리는 폭풍은 과유불급.”(주호영)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5명의 후보들은 지역 민심과 밑바닥 당심 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부산·대구에서 연이틀 펼쳐지는 ‘영남 매치’에서 승기를 잡는 후보가 당대표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혁신을 앞세워 대세론을 굳히려는 이준석 후보와 ‘신진 돌풍’을 잠재우려는 나경원 주호영 후보 등의 수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

이준석·나경원 ‘지역 비전’ 제시
다른 후보들, 선두 이 후보 협공
조경태·홍문표 ‘경륜·경험’ 강조

이준석, 나경원, 주호영, 홍문표, 조경태 당대표 후보는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부울경 합동연설회에서 7분씩 정견 발표를 했다. 특히 1~2위 주자인 이 후보와 나 후보는 부울경 지역의 비전을 선보이며 국민의힘 텃밭인 PK 표심 끌어안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부산에 데이터도시를 구축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다른 지역과의 약탈적 경쟁 속에서 정치적 논리로 이뤄지는 시혜성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을 내세우는 더불어민주당과 다르게 부울경이 새로운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고민을 하겠다”며 “정책적 지원으로 지금보다 큰 규모의 데이터센터 단지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데이터센터가 부산에 다수 유치되면 여러 국가가 자국의 안보를 위해 지켜야 할 핵심 전략자산이 되고 다자간 안보체계에서 중요한 인계철선의 역할을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후보는 가덕신공항의 차질 없는 건설을 들고 나왔다. 가덕신공항은 특별법 통과에도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가 내년 3월에 나올 예정이어서 최종 결론을 짓지 못한 상황이다. 나 후보는 “이곳에 내려오면서 부산의 자존심이 무너진 것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며 “가덕신공항을 질서 있게 챙기겠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울경이 그동안 망가진 자존심을 세우는 일에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나 후보는 “정권 교체해서 서민들의 손을 잡아 드리고, 고령에 장기간 구금돼 있는 전직 대통령을 석방하겠다”며 사면론을 꺼내들었다. 현장 방청석에선 박수가 나왔다.

반면 다른 후보들은 선두인 이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면서 자신들의 장점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주 후보는 “이 후보가 가져온 새바람은 우리 당에 필요하고 도움이 된다”며 “그런 점에서 역할이나 공은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바람도 미세먼지를 없애는 유익한 바람이어야지, 간판을 떨어뜨리는 폭풍은 과유불급”이라며 ‘이준석 돌풍’에 견제구를 날렸다. 이어 주 후보는 “우리 당이 가진 조직과 시스템, 체계가 있는데 이것이 깨뜨려지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자중지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조경태 후보는 “부산 자갈치시장 지게꾼의 아들”이라며 ‘부울경 안방 감성’에 호소했다. 조 후보는 당원·국민·현장 중심 정당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바람과 젊음을 끌어안고, 경륜과 경험을 끌어안는 통합과 조정의 적임자로서 당의 화합을 이루겠다”고 공언했다.

홍문표 후보는 “부울경이 대한민국의 중추도시이자 제2 수도로 ‘이곳이 잘살면 대한민국이 발전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당대표를 뽑는 기준은 사람과 정책을 평가해야 하는데 우리는 기준이 없는 만큼 당을 알고, 조직을 알고, 선거를 알고, 정책을 아는, 경험 있는 제가 맡겠다”고 경륜을 강조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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